흡연 여고생, 항산화기능 크게 저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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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는 여고생들은 산화적 손상을 막는 효소의 활성도가 비흡연자의 62% 수준에 그치는 등 체내 항산화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주대 김선호.김정수.신호상 교수팀은 평균 흡연기간이 2.8년이고 하루 흡연량이 16개피인 여고생 19명과 같은 수의 비흡연 여고생을 대상으로 체내에서 항산화작용을 하는 여러 효소들의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영양학 저널인 '뉴트리션(Nutrition)' 4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흡연 여고생들의 항산화효소 수치는 과산화글루타티온(GSH-PX) 수치가 비흡연군의 62% 수준에 머물렀으며, 활성산소를 제거시키는 효소(Superoxide Dismutase)의 활성도도 정상치의 74%에 그쳤다.

또한 흡연 여고생들은 체내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C의 혈청 농도가 비흡연군의 70%에 불과했고, 혈청 내 엽산 농도도 57% 수준으로 낮았다.

이에 비해 체내 산화작용으로 만들어지는 지질과산화물의 혈청 농도는 흡연 여고생들이 비흡연 여고생들에 비해 162% 수준으로 크게 높았다.

인체의 산화적손상은 암과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의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으로, 여고생들의 경우 짧은 흡연기간에도 비흡연자에 비해 항산화 기능이 크게 저하된데 주목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선호 교수는 "흡연기간이 긴 성인 흡연자들의 체내 산화적 손상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보고됐지만, 흡연기간이 짧은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처음"이라며 "여고생들도 금연을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담배를 끊지 못하면 하루 100㎎ 내외의 비타민C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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