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토마토로 만드는 파스타 소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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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이탈리안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를 가장 빠르게 준비하는 방법은 시중의 병조림 스파게티 소스를 사오는 것이다.

다소 시간 여유가 있다면 홀 토마토, 토마토 퓌레, 토마토 소스, 토마토 페이스트 등 각종 토마토 가공 통조림으로 소스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신선한 토마토를 소스에 넣고 싶다면 부엌에서 생 토마토 씻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부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들은 생 토마토 소스 만들기가 쉽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며 차라리 가공식품을 이용하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통조림이 불신받는 시대에서 이런 소스는 이탈리아 요리 애호가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게 사실이다.

이탈리아 요리에는 플럼 토마토(Plum Tomato)라는 특별한 토마토가 쓰인다.

'로마 토마토'로도 불리는 달걀처럼 길쭉하고 새빨간 모양으로 국내에서는 농협 하나로 마트나 외국인 손님이 많은 한남체인 슈퍼에서 볼 수 있다.

당분이 많고 수분이 적은 게 특징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 남쪽 산 마르차노산(産)을 최고로 친다. 일반 슈퍼마켓에서 파는 '한국형 토마토'는 당분이 적고 수분이 많아 이탈리아 요리의 제 맛을 내기 어렵다.

우선 플럼 토마토를 깨끗이 씻어 꼭지를 따내고 껍질을 벗긴다. 외국처럼 과육과 즙만 걸러주는 푸드 밀(Food Mill)이 없는 상황에서는 뜨거운 물에 토마토를 데치듯 담갔다 꺼낸 뒤 껍질을 벗기면 손쉽다.

「이탈리아 가정요리」의 저자 박주희씨의 조리법에 따르면 이 토마토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약한 불에서 1시간 정도 뭉근하게 끓인다. 여기에 생 바질잎 15장과 올리브유 3큰술(토마토 1kg 기준)을 첨가한다. 말린 바질잎이라면 2분의 1 큰술을 넣는다. 열탕소독한 병에 이 소스를 병조림할 것이라면 올리브유 없이 물기를 제거한 바질잎만 넣으면 된다.

이것이 통조림 홀토마토나 퓌레를 대체할 수 있는 자연식 토마토 소스이다.

박주희씨는 파스타에 얹는 이탈리아 미트소스는 이 소스를 기본으로 고기와 야채를 첨가하는 것이라며 "40분쯤 더 조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뜨거워진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어 볶다가 다진 양파.당근.셀러리를 볶는다. 양파가 1이라면 당근과 셀러리는 각각 2분의 1의 비율로 넣는다. 여기에 양파 만큼의 다진 쇠고기를 넣고 만들어놓은 토마토 소스를 붓는다.

40분 이상 끓여야 고기와 야채가 부드러워지면서 소스에 깊은 맛이 난다.

간은 소금과 후추로 한다. 설탕 또는 베이킹 소다를 약간 첨가하면 토마토의 신맛을 없앨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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