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도 공급부족·가격상승…월세난으로 번진 전세난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서울 주택 월세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최근 전세난이 월세난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일 공개된 한국감정원의 11월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월세는 0.18% 올라 전월(0.12%)보다 상승폭이 컸다. 2015년 한국감정원이 월세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전국이 아니라 서울로 지역을 좁혀 살펴봐도 월세 가격은 전달(0.11%)보다 0.07%포인트 오른 0.18%로 조사 이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의 월세 상승률은 올해 5월 0.01%에서 6월 0.03%, 7월 0.06%로 올랐고,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8월부터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고가 주택이 몰린 서초(0.42%)·강남(0.41%)·송파구(0.35%) 등 강남3구는 서울 월세 상승률을 견인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에서 월세 상승률이 0.25%로 가장 컸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세종(1.42%)과 울산(0.76%)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감정원은 "전셋값 상승 영향으로 교통과 교육환경이 좋은 지역의 아파트나 신축 주택 위주로 월세가 오르고 있다"고 봤다.

종합부동산세 보유세가 강화되면서 세부담을 월세로 전가하는 움직임도 있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보유세가 내년, 내후년에는 더 크게 뛸 것으로 예고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려 현금을 모아 세금을 내겠다는 집주인들도 있다. 전세나 월세나 물건이 많지 않고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월세 수요와 공급 수준을 보여주는 월세수급지수는 11월 서울 기준으로 112.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수가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서울에서 전세뿐 아니라 월세 역시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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