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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도 닥스도…입고 눕기엔 너무 고급스러운 '라운지 웨어'

중앙일보

입력

예년 같으면 연말 모임에 입고 나갈 외출복을 구매했을 시기다. 하지만 요즘은 스웨트셔츠와 조거 팬츠, 넉넉한 사이즈의 카디건 등 편한 옷에만 눈길이 간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이 바뀌었다. 이른바 ‘뉴 노멀’이다. 패션 업계에서 ‘라운지 웨어’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말 홈파티에서 입는다, 라운지 웨어 고급화 바람

'디올'이 라운지 웨어만으로 구성된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실크,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로 된 파자마, 후드 티셔츠, 카디건 등이 주를 이룬다. 사진 디올 홈페이지

'디올'이 라운지 웨어만으로 구성된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실크,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로 된 파자마, 후드 티셔츠, 카디건 등이 주를 이룬다. 사진 디올 홈페이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은 지난주 라운지 웨어만으로 구성된 첫 번째 캡슐 컬렉션 ‘쉐 무아(Chez moi‧우리 집)’를 선보였다. 실크 트윌 소재의 파자마, 캐시미어 소재의 트랙 수트, 벨루어 후드 티셔츠 등에 별자리·동식물 패턴 디자인이 촘촘히 수놓인 제품들이다.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실제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집 안에선 물론 현관 너머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세련미가 특징이다.

LF가 전개하는 영국 패션 브랜드 ‘닥스’에선 2020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남성용 라운지 웨어 컬렉션을 출시했다.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홈족’을 겨냥한 제품들로 여유로운 실루엣의 후드 점퍼, 집업 점퍼, 맨투맨 티셔츠, 저지 밴딩 팬츠 등으로 구성됐다. 실용성을 강조한 옷이면서도 스타일을 갖추고 있어 집에서는 물론 간편한 외출복 혹은 가벼운 운동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닥스'는 남성용 라운지 웨어 컬렉션을 출시, 편안한 스타일의 집콕 패션을 선보였다. 사진 LF

'닥스'는 남성용 라운지 웨어 컬렉션을 출시, 편안한 스타일의 집콕 패션을 선보였다. 사진 LF

삼성물산이 전개하는 뉴욕의 패션 브랜드 ‘띠어리’는 내년 1월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서 ‘럭스 라운지’ 캡슐 컬렉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연말을 겨냥해 일부 출시된 제품들을 살펴보면 후드 티셔츠와 긴 팔 상의, 와이드 팬츠, 점프 수트 등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의 기본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기계로 세탁할 수 있는 실크 저지 소재로 실용적이면서도 일부 제품의 경우 화상 회의 때 입어도 좋을 만큼 고급스럽다.

패션 브랜드 '띠어리'도 라운지 웨어 컬렉션을 냈다. 고급스러운 룩 위주로 연말 홈파티 용으로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사진 띠어리 공식 홈페이지

패션 브랜드 '띠어리'도 라운지 웨어 컬렉션을 냈다. 고급스러운 룩 위주로 연말 홈파티 용으로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사진 띠어리 공식 홈페이지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여성복 브랜드 ‘쥬시 꾸뛰르’는 트랙 수트와 레깅스 등의 라운지 웨어로 인기몰이 중이다. 올해 9월부터는 고급 라인 ‘블랙 라벨’도 출시했다. 감각적인 패턴과 디자인의 경량 점퍼, 니트 셋업 등으로 연말 홈파티 등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다. 니트 카디건과 팬츠로 구성된 셋업 세트는 2차 재주문에 들어갔을 만큼 반응이 좋다.

고급 라운지웨어의 경우 주로 니트 소재로 된 셋업 제품의 인기가 좋은 편이다. 사진 쥬시 꾸띄르

고급 라운지웨어의 경우 주로 니트 소재로 된 셋업 제품의 인기가 좋은 편이다. 사진 쥬시 꾸띄르

‘원 마일 웨어’ 이어 ‘투 마일 웨어’도

'라운지 웨어'는 집에서 편하게 입는 평상복을 말한다. 과거에는 인견이나 플란넬 소재에 끈으로 여밈을 하는 헐렁한 상의를 가리켰지만,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장돼서 휴식을 취할 때 입는 옷을 총칭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라운지 웨어의의 범주는 더욱 커져서 집 안은 물론 근거리의 집 밖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까지 아우르게 됐다. 집 반경 1마일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 일명 ‘원 마일 웨어’의 탄생이다.

면으로 된 가벼운 티셔츠나 스웨트셔츠, 조거 팬츠 등 편안한 ‘츄리닝 룩’이 라운지 웨어의 일반적 모습이었다면 최근에는 니트 카디건, 후드 점퍼 등 제품도 다양해졌다. 고급화도 추세다. 고가 브랜드에서 라운지 웨어 컬렉션을 따로 내고, 캐시미어·실크 등의 고급 소재를 이용하는 곳도 늘었다. 이런 고급 라운지 웨어의 판매도 호조세다. 주로 고급 의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패션 편집숍 ‘네타포르테’는 지난봄 첫 번째 락 다운(봉쇄령) 기간 최대 70%까지 실내복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라운지 웨어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목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집 근처에서 입는 ‘원 마일 웨어’뿐 아니라 그보다 먼 거리의 외출까지 커버하는 ‘투 마일 웨어’ 활용 경우도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집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이 커지고 전통적인 T.P.O 개념이 사라지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라운지 웨어는 대표적 시즌리스 카테고리로 주요한 매출 규모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출할 때 따로 옷을 바꿔입지 않아도 될 만큼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함을 갖춘 라운지웨어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 띠어리 공식 홈페이지

외출할 때 따로 옷을 바꿔입지 않아도 될 만큼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함을 갖춘 라운지웨어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 띠어리 공식 홈페이지

윤재원 닥스 남성복 디자인 실장은 “코로나19로 ‘집콕’ 문화가 가속화되면서 라운지 웨어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기존의 편안한 라운지 웨어에 스트리트 웨어의 개성있는 디자인 요소가 결합해 스타일을 강조한 라운지 웨어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집 밖에서 라운지 웨어 스타일리시하게 입는 법

라운지 웨어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의복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용자가 느끼기에 편안해야 한다. 몸에 딱 맞게 입기보다 적당히 여유가 있는 핏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한 여러 컬러나 스타일을 섞어서 입기보다 상‧하의 세트로 입으면 보다 쉽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세트가 아닐 때는 울 카디건에 니트 팬츠 혹은 후드 집업 점퍼에 롱스커트 등을 매치하면 좋다. 우아하고 편안한 느낌의 베이지·그레이 등 뉴트럴 컬러 코디를 활용하는 것도 노하우다. 윤재원 닥스 남성복 디자인 실장은 “색상은 동일 색상이거나 비슷한 색상에서 톤만 다르게 ‘톤 온 톤’ 컬러로 매치하면 통일감을 주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거 팬츠와 스웨트 셔츠 위에 코트를 걸친 믹스매치 룩. 사진 스포티앤리치 인스타그램

조거 팬츠와 스웨트 셔츠 위에 코트를 걸친 믹스매치 룩. 사진 스포티앤리치 인스타그램

신경철 띠어리 MD는 “은은한 광택이 도는 실크 저지 소재 상의와 와이드 팬츠 혹은 발목이 좁은 조거 팬츠를 세트로 입고 그 위에 캐시미어 니트나 코트 또는 넉넉한 사이즈의 쇼트 패딩을 더하면 멋스러운 라운지 웨어 룩을 완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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