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죽대며 "美에 비하면 4000명은 죽은 것도 아냐"...中학자 망언

중앙일보

입력 2020.11.30 17:19

업데이트 2020.11.30 17:38

중국의 한 사회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중국 내에서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중국의 코로나 19 누적 사망자는 약 4000명(30일 기준 약 4600명)인데 이것을 20만명 이상(30일 기준 약 27만명)이 사망한 미국과 비교하며 "중국에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없는 것과 같다"고 말하면서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 온라인과 중국 매체 신징바오 등을 종합하면 자신을 대만연구소 소장이라고 밝힌 리이(李毅)는 지난 10월 16일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인구가 약 14억명인) 중국에서 4000명이 죽었는데 이것을 (인구가 3억 3000만명인) 미국의 20만명 사망자와 비교해 보면 4000명의 사망자는 사망자가 없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런 리의 발언이 담긴 강연 영상이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확산하며 중국 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리이가 지난 10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중국에서 4000명이 코로나로 사망한 것은 (인구 대비) 사망자가 거의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솔하게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중국은 코로나 감염이 제로였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발언하는 리. [왕이 동영상]

리이가 지난 10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중국에서 4000명이 코로나로 사망한 것은 (인구 대비) 사망자가 거의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솔하게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중국은 코로나 감염이 제로였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발언하는 리. [왕이 동영상]

요미우리신문은 "그의 발언에는 시진핑 정권이 코로나 봉쇄에 성공했다고 추켜세우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그는 강연 중에 미국을 깎아내리고 중국을 추어올렸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을 보라. 현재 중국 경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계획한 시간보다) 더 먼저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코로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학자인 리이가 지난 10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4000명이 사망한 것은 죽은 것도 아니다″라고 경솔하게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왕이 동영상]

사회학자인 리이가 지난 10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4000명이 사망한 것은 죽은 것도 아니다″라고 경솔하게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왕이 동영상]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인터넷 상에서는 "무정하다", "숫자의 배후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있다", "사람의 생명이 통계 데이터에 불과한가"라며 비난이 쇄도했다.

중국 매체 신징바오가 자신을 콕 집어 비판하자 리는 "신징바오는 뭐하는 곳이냐"라고 응수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왕이 동영상]

중국 매체 신징바오가 자신을 콕 집어 비판하자 리는 "신징바오는 뭐하는 곳이냐"라고 응수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왕이 동영상]

리의 경솔한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사건 발생 후 1달여가 흐른 지난 23일 중국 매체 신징바오가 리를 정면 공격했다. 신징바오는 "코로나 상황에서 피해를 본 무수한 가정의 불행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신징바오는 "코로나 리스크가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히죽거리며 경박한 말투로 말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어떠한 존중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상식을 존중하고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망언을 늘어놓는 것은 국민을 오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징바오는 또 리의 발언이 중국 내에서 여전한 코로나 감염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신징바오는 "올 연말까지는 인구 이동이 많아 코로나 전파 위험은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리의 석연치 않은 배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리는 자신을 사회학자, 대만 연구소 소장 등으로 소개하지만 어디 소속인지는 불분명하다.

중국 인민대학교 연구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발언을 한 리가 인민대 연구원이 아니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인민대학교 연구원 홈페이지]

중국 인민대학교 연구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발언을 한 리가 인민대 연구원이 아니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인민대학교 연구원 홈페이지]

리는 자신을 중국 인민대학교 연구원이라고 주장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대학교 연구원은 홈페이지 공고문을 통해 "리이라는 연구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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