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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PK·TK '가덕도 자중지란'···김현미 “이런 결론 유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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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내 사실상 김행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된 것에 대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입을 열었다.

주무부처의 수장인 김 장관은 검증위 발표 이후 국회에서 별다른 입장을 보인 적이 없었다. 지난 18일 법사위에 출석해 “검증위의 검토 결과를 따르기로 지자체와 합의했으므로 이를 준수해야 한다”말한 정도였다. 국토부가 향후 계획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지난 26일)과 국민의힘 PK 의원들(지난 20일)은 부실·편파 검증을 논란을 비집고 제각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내놓았다. 사업 추진 주체인 정부가 손 놓은 사이 신공항 추진 여부가 통째로 정치의 영역으로 빨려들어와 있는 양상이다.

김 장관은 이날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저희 의견(국토부)을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담당부처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론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일단 검증위에서 만든 검증결과보고서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국회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가덕도 신공항 두고 내홍 드러나 

이날 회의에선 가덕도 신공항 논의를 둘러싸고 PK와 TK로 갈라진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 그대로 노출됐다. 자당 의원들이 여당보다 먼저 특별법 발의에 나선 것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도부와 논의도 없이 법안을 낸 것을 강하게 질책한다”고 말했지만 의원들은 이날도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발의에 참여한 이헌승(부산·진구을) 의원은 “국책 사업으로 2030년 부산엑스포를 유치 중에 있는데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공항이 없어서 되겠냐. 24시간 안전하게 운영 가능한 공항이 건설돼야 한다”라며 “패스트트랙을 하든 빨리 공항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 서구에 지역구를 둔 김상훈 의원은 “내년 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 싸움이 앞선 것인지 일부 정치권에서 바로 가덕도 공항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 와중에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지역구를 둔 하영제 의원은 공항 유치를 위한 홍보에 나섰다. 하 의원은 “김해공항이 이렇게 되면 검토할 대안이 많은데 특정 지역을 미리 예단해놓고 국가의 백년대계 사업을 하지 말라”며 “사천은 지역도 좋고 예산도 적게 든다”고 주장했다. 주장들을 쭉 들은 김 장관은 "국회에서 정리를 해줘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고 반응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워 만들겠다”

신공항 문제 뒷짐을 지던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민주당의 질책에도 적극 맞섰다. 19일 정부에서 24번째로 발표한 전세대책에 대해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 문제는 3~4인 가구 매물이 부족해서 발생하는데 정부 대책은 1~2인 가구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새워서라도 만들겠다.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를 취소해 2021~22년에 공급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다가구나 빌라 등 질 좋은 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무주택자가 신용대출을 받아 1년 내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을 회수하는 가계 부채 계획을 발표했다. 부족한 부분을 신용대출로 메꿔 집 사려고 하는 청년이 많은데 막아버리면 되겠는가”라며 “1가구 1주택을 권장하는 국토부 입장에 배치된다”라고 질타했다. 여기에도 김 장관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 가계부채, 특히 신용대출의 급격한 증가가 가지고 오는 위험에 대해서 간과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정부 부동산 대책 중 논란이 됐던 호텔 리모델링 전·월세 대책과 관련해서 김 장관은 “내일 공개한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가 25만~35만원 정도 된다”며 “한번 가보시면 우리 청년들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을 정부가 공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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