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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억명 쓰는 '알리페이' 韓 진출할까···"국내법 문의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의 국내 진출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알리페이가 국내법 문의를 한 건 사실”이라고 한 반면 알리페이 측은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진출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블룸버그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블룸버그

국내 진출 두고 알리페이 "계획 없다" 금융당국 "국내법 문의"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리페이 측은 올해 초 금융당국에 국내 전자금융거래법 및 등록방안 등을 문의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지급결제 서비스 부문으로, 아시아권에서 약 10억 명의 활성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알리페이 측이)관련 검토를 꾸준히 해왔고, 올해 초 요건 등에 대해 문의했다”고 전했다.

알리페이 측이 문의한 전자금융거래법은 현재 의원입법 형태로 개정안 발의를 앞둔 상태다. 앞서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방안 내용이 대부분 그대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개정안에는 페이스북, 앤트파이낸셜 등 해외 ‘빅테크’ 기업이 국내 전자금융업에 진출할 경우 국내 금융회사와 똑같은 규제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해외 빅테크 기업의 국내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 기업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려면 국내에 지점 등을 설치해야 하고, 대표자를 따로 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간편결제 사업을 영위할 경우엔 국내 간편결제 업체와 마찬가지로 고객의 선불충전금을 전액 외부기관에 신탁해야 한다. 충전금을 자기 자본금처럼 투자 등 목적으로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알리페이 측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한 뒤 국내 진출 검토를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페이 관계자는 “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현지 법률 및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고, 현지 협력사를 통해 가맹점 등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국내 진출 검토와 관련해선 “근거 없는 루머와 추측에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알리페이 측이 검토 후 국내법 요건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추진을) 잘 못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페이 측은 현재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가맹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 당시 하나은행 등 국내 금융사를 통해 한국에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가맹점에서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제휴 서비스를 시작한 뒤 서비스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한편 국내 빅테크 기업 중 한 곳인 카카오페이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지분 43.9%는 앤트그룹 소속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갖고 있다.

알리페이

알리페이

"알리페이 진출, 사업 효과 크지 않을 것" 분석도

금융업계에선 알리페이가 간접적으로 국내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은 만큼,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단 분석이 많았다. 특히 전 세계적 규모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알리페이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점쳐졌다. 다만 일각에선 “알리페이가 국내에 진출하더라도 그다지 큰 사업적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선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막강한 데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선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인 삼성페이가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결제 시 QR코드 인증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까지 물리적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융권에선 당분간 해외 빅테크 업체도 국내 진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한다. 알리페이 역시 이달 초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된 후 무리한 사업확대는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알리페이 외에 해외 빅테크 업체 가운데 전자금융거래법에 관해 문의해 온 업체가 없다”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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