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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엇→천궁II→사드…北탄도미사일 '3중 방어망'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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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방위사업청은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對)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 II가 최초로 군에 인도됐다고 26일 밝혔다. 천궁 II는 북한의 탄도탄 발사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은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對)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 II가 최초로 군에 인도됐다고 26일 밝혔다. 천궁 II는 북한의 탄도탄 발사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방위사업청 제공]

26일 방위사업청은 이달부터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天弓)II’를 군에 인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LIG넥스원 구미 생산본부에서 1호기 출하식이 열린 뒤 검수 절차를 거쳐 지난주 군에 인도됐다.

패트리엇, 천궁(天弓)II, 사드로 3중 요격망 구축

천궁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중거리ㆍ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미국에서 개발한 ‘패트리엇’과 유사한 역할을 해 ‘한국형 패트리엇’으로도 불린다. 군은 앞서 최대 40㎞ 거리에서 항공기를 격추하는 ‘천궁I’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을 2015년부터 시작해 지난 4월까지 인도를 완료했다.

이달부터 인도를 시작한 천궁II는 개량형으로, 미사일 요격 기능도 추가했다. 2018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이번에 1개 포대 분량을 군에 인도하게 됐다. 오는 2023년까지 생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항공기 요격 중거리미사일 '천궁'이 발사된 뒤 항공기를 격추하는 모습. 근접 신관이 터지면서 나오는 폭풍과 파편으로 적기를 요격할 수 있어 세계적 수준의 첨단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 요격 중거리미사일 '천궁'이 발사된 뒤 항공기를 격추하는 모습. 근접 신관이 터지면서 나오는 폭풍과 파편으로 적기를 요격할 수 있어 세계적 수준의 첨단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천궁-II가 실전 배치되면 한국의 방공망은 ▶패트리엇(20㎞ 내외 저고도) ▶천궁II(30㎞ 내외) ▶사드(THAAD, 50~150㎞ 범위)로 3중 방공망을 갖추게 된다.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국내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2025년부터는 요격 고도 50㎞ 내외인 ‘한국형 사드’인 L-SAM 배치도 시작할 예정이다.

패트리엇→천궁II→사드, 北탄도미사일 '3중 방어망' 완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패트리엇→천궁II→사드, 北탄도미사일 '3중 방어망' 완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천궁은 수직발사대에서 유도탄을 공중으로 밀어낸 뒤 공중에서 로켓이 점화돼 날아가는 콜드런칭(Cold launching) 방식을 채택했다. 천궁의 외형이나 발사 구조가 러시아 S-400 탄도탄 요격체계와 비슷한 이유는 러시아 기술을 바탕으로 패트리엇 기술을 더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2017년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방공유도탄 사격대회에서 대공 미사일 패트리어트가 발사되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방공유도탄 사격대회에서 대공 미사일 패트리어트가 발사되고 있다. [중앙포토]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관했고, 국내 방산업체인 LIG 넥스원에서 제조했다. 천궁 요격 미사일의 길이는 4m가 조금 넘고, 무게는 400㎏,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 원 수준이다. 2017년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 기술을 참조했지만, 성능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패트리엇은 초속 3km가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은 요격이 불가능하지만 천궁은 초속 5km까지도 요격할 수 있다. 천궁 II의 최대 속도는 마하 5(초속 1.7㎞) 수준이다.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사진공동취재단]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사진공동취재단]

천궁II는 개발을 끝내고도 한때 사업 취소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7년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계약을 앞둔 천궁II의 구매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개최된 제10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기존 계획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방사청은 “천궁II 1호기의 군 인도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축과 전시작전통제권 적기 전환을 위한 한국군 핵심 군사 능력 구비는 물론 방산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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