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식 치료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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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의 원인인 기도의 염증을 일으키는 아주 작은 세포인 호산구(好酸球)의 증가를 억제하면 천식발작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레스터에 있는 글렌필드병원 폐건강연구소의 로스 그린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천식 환자는 천식발작 몇 주 전부터 기침할 때 나오는 점액질에 호산구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이 때 호산구의 증가를 억제하는 조치를 취하면 천식발작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 박사는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중증(中-重症) 천식환자 7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겐 호흡 테스트 등 재래식 치료법을, 또 다른 그룹에겐 점액질 분석을 통한 호산구 억제 요법을 각각 실시하면서 증세의 변화에 따라 투약을 조절했다.

그 결과 1년 사이에 천식발작 횟수가 재래식 요법 그룹은 109회, 호산구 억제요법 그룹은 35회로 나타났다.

증세 악화로 입원한 환자의 수도 재래식 요법 그룹은 6명인데 비해 호산구 억제 요법 그룹은 1명에 불과했다.

그린 박사는 천식증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기도에 염증이 형성되면 느닷없이 발작이 일어난다고 밝히고 따라서 증세가 없다고 투약을 줄이는 것은 잘못된 치료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천식치료 지침에 따르면 천식증세가 여러 달 나타나지 않으면 흡입제의 단위를 줄이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세계에서 천식 발생률이 가장 높은 영국의 전국천식협회 수석의료고문 마틴 패트리지 박사는 호산구에 의한 기도염증의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조절하는 것이 현재 쓰이고 있는 재래식 치료법보다 낫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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