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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母 "입술 터지게 때린건 맞지만, 장기 손상 정돈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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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 중상을 입힌 베트남 국적의 엄마가 검찰에 송치됐다. 중앙포토

자신의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 중상을 입힌 베트남 국적의 엄마가 검찰에 송치됐다. 중앙포토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 장기가 파열될 정도로 중상을 입힌 베트남 국적 엄마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불법체류자 신분의 베트남 국적 A씨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순까지 하남시의 자택에서 세 살배기 아들을 여러 차례 때려 장기가 일부 파열되는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들이 밥을 잘 먹지 않거나 잠투정을 하는 등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서 A씨는 “얼굴은 몇 번 손으로 때려 입술을 터지게 했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장기가 손상될 정도로 때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9월 아들의 친부이자 역시 불법체류자 신분인 필리핀 국적 남성이 강제 출국당하자 혼자 아들을 키워왔다.

A씨의 동거인이었던 같은 베트남 국적의 19세 남성 B씨도 구속 상태로 A씨와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또 A씨로부터 “B씨가 아들을 때리는 것을 몇 번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B씨에게도 A씨와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오후 아들과 서울 강동구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의 신고로 받고 출동한 경찰에 학대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아이의 눈가엔 멍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씨가 체포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이틀 뒤 하남에서 검거됐다.

A씨의 아들은 폭행으로 장기 파열을 비롯한 전신 타박상 등을 입어 경기도 소재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상태는 많이 좋아져서 퇴원을 앞두고 있다”며 “아이가 퇴원한 뒤에는 보호시설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하남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병원 측이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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