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아동성범죄자에 '전자 꼬리표' 이식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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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전자 꼬리표(electronic tags)'를 이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전자 꼬리표'를 이식하면 도난 차량의 위치를 찾는데 사용되는 방법과 유사하게 위성을 통해 아동 성범죄자들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국소마취하에서 피부 아래에 '전자 꼬리표'를 이식, 심장 박동과 혈압을 감시해 아동 성범죄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

성범죄자들에 대한 감시를 책임지고 있는 힐러리 벤 장관이 앤드루 매킨리 노동당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의 전자감시팀이 이미 아동 성범죄자들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에서 최대 규모의 도난 차량 감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트랙커(Tracker)'는 이미 아동 성범죄자 감시와 관련해 교섭을 받았으며, 컴퓨터업체인 컴팩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의뢰받은 상태.

'컴팩 소프트웨어 솔루션스'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비행사들의 신체 기능을 멀리 떨어져서 관찰할 수 있도록 이와 유사한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전자 꼬리표를 이식하면 아동 성범죄자의 성적 흥분 상태를 측정할 수는 없지만 신경 상태와 불안을 감시할 수 있다. 또 성범죄자가 성폭행을 당한 아동의 집 또는 학교 등지에 접근하는지 여부도 감시할 수 있다. 그러나 성범죄자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할 수는 없다.

'전자 꼬리표'는 아동 학대 희생자들의 단체인 '피닉스 서바이버스(Phoenix Survivors)'가 처음 제안했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사생활 보호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있다.

인권단체 '자유(Liberty)'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성범죄자들에게 사용되겠지만 조만간 망명 신청자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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