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술자리 건강 음주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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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이 되면 술자리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하버드 의대에서 11년 동안 음주량과 사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주일에 술을 2~4 잔 마시는 사람이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22% 낮다고 한다. 이렇듯 술은 잘 마시면 약이 되지만 잘못 마시면 '독' 이 될 수 있다.

세밑, 잦은 술자리를 앞두고 건강을 해치기 쉬운 잘못된 음주문화 및 과음, 폭음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 예방이나 지혜롭게 술 마시기 요령 등을 대전선병원 송정구(宋貞久.39.가정의학과) 과장의 도움말로 살펴본다.

◇꼭 고쳐야 할 음주습관

첫째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적당히 주량껏 마시는 성숙된 음주습관이 필요하다.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알코올 섭취량은 하루 30∼50g 이다.

알코올 양을 알기 위해선 '술의 양×알코올 농도 (예를 들어 맥주는 4∼5%)'를 계산하면 된다. 술 마시는 회수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맥주 1천500cc(7.5잔), 위스키 156cc(5.2잔), 소주 250cc(5잔) 정도가 적당한 양이다. 술은 '원샷'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듯 마시는 것이 좋다. 심장 등 순환기계통이 좋지 않은 사람이 급하게 마실 경우 심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우유 등과 섞어 묽게 마시는 것도 한 가지 좋은 방법이다. 마시는 술의 양 뿐만 아니라 회수도 조절하는 것이 좋다. 1주일에 적어도 2, 3일은 휴간일(休肝日)을 갖는다.

매일 술을 마시는 것보다 한 번에 많은 술을 마신 뒤 며칠간 금주하는 음주법이 오히려 간에는 낫다.

술은 일단 몸 안에 들어가면 위를 거쳐 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술 마시기 전에 우유나 식사를 꼭 하는 버릇을 기른다.

빈속일 경우 알코올은 위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간으로 전달되지만 위 안에 음식물이 있으면 바로 장으로 내려가 농도가 낮아진 후 간으로 전달된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지 않는다. 맥주와 양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폭탄주'는 아주 나쁘다. 가급적 섞어 마시는 것을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 약한 술에서 독한 술의 순서로 마신다.

독한 술을 먼저 마시면 위 점막이 제대로 흡수를 못해 그 뒤에 마시는 술은 그대로 간에 흘러가기 때문에 간의 부담이 커진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죽음의 칵테일'이라 불릴 만큼 몸에 해롭기 때문에 가급적 삼간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위산 과다현상을 나타내고 위벽의 혈류를 나쁘게 한다.

또 알코올은 간의 니코틴 해독기능도 약화시킨다. 특히 담배는 알코올에 의한 취함이 가산작용으로 더 빨리 취하게 된다.

숙취는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는 것은 알코올이 몸 안에서 완전히 분해돼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코올 대사의 중간 산물인 '알데하이드'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면서 대뇌를 자극시키거나 속을 뒤집는 것을 막으려면 알코올 성분을 몸 밖으로 쫓아내는 길이 최선이다.

당분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알코올 대사가 빨라져 숙취 해소에 좋다. 운동하는 것도 대사 촉진에 도움이 된다.그러나 사우나는 몸 속의 수분을 감소시켜 알코올 처리를 방해하므로 피하고 가벼운 목욕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에서 깨기 위해 일부러 토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위장에 있는 음식물을 토해내 속이 부대끼는 것을 해소하는 데 일시적인 효과는 있으나 술에서 깨는 효과는 없다. 오히려 강한 위산만 식도로 역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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