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5년 늘리자] 35. 산오를땐 심장 하산땐 무릎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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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강산이 단풍으로 붉게 불타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 단풍 구경을 계기로 등산에 입문하는 사람도 많다. 사실 등산만큼 건강에 좋은 운동도 드물다. 돈이 들지 않는데다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자나 매연이 심한 곳에서 일한 사람은 등산 후 거무튀튀한 가래가 기침과 함께 배출되는 것을 경험한다. 등산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담배연기나 매연으로 움직임을 멈춘 기관지 점막의 섬모가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산에도 요령이 있다. 먼저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방법이 다르다.'산은 심장으로 오르고 무릎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올라갈 땐 심장에, 내려갈 땐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이 따른다는 뜻이다.

최근 설악산 단풍구경에 나섰던 50대가 심장마비로 숨진 일이 있었다. 심장이 나쁜 사람들은 특히 올라갈 때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동맥 경화, 고지혈증 등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올라갈 때 경사가 완만한 코스를 골라야 한다.

올라갈 때 코스는 같은 경사라면 직선형보다 S자 형으로 꼬불꼬불한 게 좋다. 꼬불꼬불한 코스일수록 직선형에 비해 여러 부위의 근육을 골고루 쓸 수 있고 단위 시간당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반면 뚱뚱한 사람이나 다리 근육과 관절이 빈약한 사람,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내려갈 때 경사가 완만한 코스를 골라야 한다. 가능하면 바위가 많은 코스보다 흙이 많은 코스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바위는 체중이 관절에 고스란히 전가되며 미끄러져 다칠 위험성이 높은 반면 흙은 충격을 흡수하고 넘어져도 손상이 적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체중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지팡이를 지참하는 것도 좋다.

공기가 맑으므로 등산 도중 피부에 도달하는 햇볕 속의 자외선 양도 평상시보다 많다. 챙이 큰 모자를 쓰거나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순식간에 기미나 점이 얼굴에 생길 수 있다.

지병이 있는 사람은 비상약을 지참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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