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난해 다주택자 또 늘었다…집값 격차는 최고 40배로 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지난해 다주택자 비중은 2018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최상위층과 하위층의 격차도 최고 40배 이상 벌어지며 부의 편중 현상은 심화했다.

지난해 다주택자 비중 0.3%P↑ #최상위 집값 평균 11억300만원 #30·40대 ‘영끌’로 집 많이 구입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주택소유통계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주택소유자는 143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주택자는 1205만2000명(84.1%), 2건 이상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228만4000명(15.9%)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주택자 비중은 2018년(15.6%)보다 0.3%포인트 더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에 대출 제한과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이런 정부 정책도 다주택자 증가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에도 다주택자들은 집값이 더 오른다고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통계 결과만 놓고 정부 정책의 효과를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다주택자

관련기사

다주택자 비중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제주(20.7%)와 세종(20.4%), 충남(19.0%) 순으로 다주택 비중이 높았다. 인천(14.5%), 광주(14.8%), 대구(14.9%)는 다주택 비중이 작았다. 시 단위로 살펴보면 서울 강남구(21.5%)와 제주 서귀포시(21.2%)에 다주택자가 많았다.

집값 양극화도 심화했다. 지난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한 주택 자산 가액을 10분위로 나눠보면 10분위(상위 10%) 평균 집값은 11억300만원으로 1분위(하위 10%) 평균 집값 2700만원의 40.8배에 달했다. 평균 소유주택수도 10분위는 2.55가구로 2채 이상 보유했지만 1분위는 0.97가구로 평균 1채도 가지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10분위와 1분위 집값 격차(40.8배)는 2018년(37.5배)과 비교해 큰 폭으로 커졌다. 지난해 10분위의 경우 9분위(상위 20%) 주택 자산 가액(4억6200만원)과 소유주택 수(1.68호)를 비교해도 모두 두 배 이상 높았다. 부동산 부의 최상위층 편중 현상이 심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정부가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고가주택에는 높게 책정하고 중저가 주택에는 단계적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10분위에 해당하는 주택 가격이 더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집을 산 사람 중에는 30·40대의 비중이 여전히 컸다. 통계청 자료 따르면 지난해 주택 소유 건수 증가자(123만8000명) 중 30대와 40대는 각각 30만명(24.2%), 32만2000명(26.0%)으로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신조어)’로 주택을 마련하는 젊은 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