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결과와 언론 보도는 거의 비슷하다”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돼 이미 수사 의뢰를 했다. 수사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현직 검사 술 접대’ 의혹에 대해 한 말이다. 이날 추 장관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 접대를 했다고 지목한 검사의 소속과 직책도 공개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폭로가 있은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검찰의 '검사 술 접대 의혹' 수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秋 지시로 만들어진 수사전담팀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금융조사부 소속 4명을 포함한 총 5명의 검사로 꾸려져 김 전 회장의 ‘검사 술 접대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추 장관의 수사 지시로 지난달 20일 꾸려진 수사팀은 현재 한 달 가까이 김 전 회장과 로비 의혹 대상 검사들을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21일 ‘검사 술 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A변호사의 사무실을 시작으로 김 전 회장이 접대 대상으로 지목한 현직 검사 2명의 사무실을 잇달아 압수 수색했다.
그러나 이후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전히 로비 의혹 대상자들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을 “허무맹랑한 소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수사팀 역시 압수 수색 후 이렇다 할 소환 조사도 못 하고 있다. 그사이 김 전 회장은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서 적법하게 자필 문서 내용과 더 구체적인 증거들에 관해 소상하게 말하겠다” 것이다.
수사팀, 김봉현 조사했지만 물증 확보 못해
수사팀은 그동안 네 차례 정도 김 전 회장을 조사했다.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날짜를 특정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달 25일과 28일에는 김 전 회장이 수감돼있는 서울남부구치소를 찾기도 했다. 이어 지난 4일과 11일에는 김 전 회장을 직접 검찰로 불러 6시간 넘게 각각 조사했다. 김 전 회장은 “술 접대를 한 날은 지난해 7월 12일이 유력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현 주장 배치되는 증언도 잇따라
김 전 회장이 술 접대 날짜를 언급했지만 그의 주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지목한 술접대 날짜에 대해 “김 전 회장이 주장하는 현직 검사들과의 술자리는 없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검찰 수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전 회장이 "A변호사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상갓집에 다녀왔다"고 주장하자, 그는 자신의 신용카드 내역을 공개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