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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왜 한진 경영진인가?” “통합하면 내 마일리지는?”

중앙일보

입력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한 뒤 양사를 통합하는 시나리오를 최종 선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면 글로벌 톱10 수준의 대형 항공사가 될 전망이다. 산은은 왜 한진그룹 경영진과 손을 맞잡았는지, 말 많고 탈 많은 한진그룹 총수일가는 경영에 어떤 식으로 관여할지,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이 구조조정을 당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등 관련 궁금증을 최대현 산은 부행장과의 질의응답으로 풀어봤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논의를 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 입주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뉴시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논의를 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 입주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뉴시스

왜 한진그룹 경영진인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은 항공업의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다. 지난 9월 10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이 최종 무산된 뒤, 한진그룹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5대 계열 그룹과 항공업을 하는 다른 그룹사에도 의사를 타진했지만, 다들 관심이 없다고 했다.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하게 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통합 추진이나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기로 하는 등 경영 책임을 부담하기로 했다.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자금 지원하는 구조로 진행하게 된 이유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한진그룹

산은은 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나
"대한항공은 자본시장에서 통합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진칼이 참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리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주사 요건인 20% 지분 보유 요건에 미달하게 되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시에는 지분율이 더 하락하게 되는 점도 감안했다."
산은이 왜 대출을 하지 않고 투자를 하나
"지주회사인 한진칼 안에서 대한항공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항공산업 구조개편을 위해서 대규모 자금을 대출로 차입하면 통합주체의 부실화가 초래될 것을 우려했다. 산은이 직접 주주로 통합 작업에 참여해 계열주·경영진의 책임 경영 의지를 이끌어내고, 건전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결정한 사항이다."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연내에 거래를 완료하려는 특별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정상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양대 항공사 체제를 유지하면 2021년 말까지 양사에 4조8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선 대규모 출자전환과 추가 감자, 매각추진 시 채무 탕감으로 채권단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됐다. 산은은 연내 조속히 투자를 시행함으로써 연말 아시아나항공 자본확충과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내년 초 바로 시행할 수 있게 돼 정책자금 투입규모도 최소화할 수 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한진그룹 계열주 일가 및 경영진의 윤리경영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이번 딜을 계기로 한진칼 및 주요 경영진과 계열주의 윤리경영 감독하기 위해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계열주 일가는 윤리경영위원회 권고 조치에 적극 협조하기로 확약하고,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계열주 일가는 조현민 씨와 이명희씨가 해당하겠다."
독과점에 따라서 소비자 편익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현재 글로벌 항공시장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 있다. 독과점에 따른 운임 상승이나 서비스 품질 저하와 같은 소비자 편익 감소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오히려 노선이 확대와 스케줄이 다양화, 마일리지 통합으로 소비자 편익 증대가 예상된다. 마일리지는 향후 사용가치 등을 포함한 여러가지를 검토해 통합될 예정이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뉴스1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뉴스1

양사 통합 후 인력 구조조정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코로나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번 통합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줄 알고 있다. 양사 중복 인력은 관리직 등 간접 부문서 약 800~1000명 정도로 추산한다. 연간 자연감소 인원과 통합 작업과 신규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인력을 감안할 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 건은 한진가로부터 확약을 받았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PMI(인수 후 통합작업)에 수용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없도록 최우선으로 노력할 것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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