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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군청직원 포함해 나흘간 16명 확진…철원군청 일부 폐쇄

중앙일보

입력

인구 4만4000여명인 강원 철원군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는 초등학교 교감, 철원군청과 장애인요양원 직원 등 집단 전파 우려가 있는 직업을 가진 확진자도 포함돼 있다.

13일 강원 철원군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검사받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강원 철원군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검사받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철원군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16명이 발생했다. 이는 철원지역의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30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강원 철원, 지난 12일부터 확진자 계속 나와 #교장 연수갔던 초등 교감 관련 확진자 6명 #교감 남편인 철원군청 직원과 지인도 확진

 철원군은 지난 8월 25일 이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다가 이달 12일 3명을 시작으로 14일 8명, 이날 5명 등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교장 연수에 참여해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초등학교 교감 A씨와 관련한 확진자는 6명이다. A씨를 포함한 7명은 지난달 말 부부 동반 모임에서 식사를 했다. 보건당국은 이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철원의 한 장애인요양원에서 근무하는 50대 여성 B씨가 지난 14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시설 종사자와 입소자 148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B씨가 근무 중인 시설의 30∼40대 입소자 3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B씨와 함께 김치를 담근 60대 여성 2명 등 모두 5명이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B씨가 근무하는 장애인요양원 시설을 지난 14일부터 코호트 격리했다.

 초등학교 교감의 남편인 철원군청 자치행정과 직원도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군청 직원을 접촉한 40대 2명도 추가로 확진됐다. 철원군은 자치행정과가 있는 군청 2층 일부 공간을 폐쇄하고, 직원은 재택 근무토록 했다.

육군 6사단 화생방지원대 방역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철원군 일원에서 제독 차량을 이용해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6사단 화생방지원대 방역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철원군 일원에서 제독 차량을 이용해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사회로 연쇄감염 조짐이 보이자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철원군 김화읍의 한 주민은 "올봄에 대중목욕탕을 통해서 확진자가 지역에 퍼질 때도 주민들이 긴장했다"며 "한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병이 퍼진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했다.

 철원군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고자 지역 축제와 행사, 공연 등을 취소·연기했다. 지역 내 가장 큰 겨울 축제인 '한탄강 물 윗길트레킹'을 지난 14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지역 농특산물 홍보·판매의 장인 '철원DMZ마켓'도 문을 닫았다. 철원문화원은 임시 휴관하며, 한탄강 두루미 탐조대 임시개장도 오는 20일 이후로 연기했다.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한탄강 은하수교 관광도 잠정 폐쇄한다.

 철원군 관계자는 "확진자와 접촉했던 주민 등 관련자를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연쇄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철원=김방현·박진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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