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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퇴역함정 에콰도르서 2막···갈라파고스서 中어선 쫓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에콰도르로 떠나는 대형 수송선에 해양경찰청 퇴역 경비함 2척을 선적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에콰도르로 떠나는 대형 수송선에 해양경찰청 퇴역 경비함 2척을 선적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국내서 해상 보호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 해양경찰청 함정이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섬에서 임무를 이어간다. 해양경찰청은 에콰도르에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한 경비함정 2척이 13일 밤 한국을 출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에콰도르 해군은 해경에 경비함정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에콰도르는 갈라파고스 섬 주변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어선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경비함정이 부족한 탓에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경은 에콰도르 해군과 맺은 해양안전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에 따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마침 지난 3월 해양경비법이 개정되면서 용도 폐기된 함정을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전에는 퇴역 군함은 고철 판매만 가능했다. 해경은 지난해 퇴역한 경비함정 5척 중 제주해경 소속 302함과 303함 등 300t급 함정 2척을 에콰도르에 보내기로 했다.

‘한국전쟁 때 지원’ 에콰도르서 해상 지킴이

에콰도르로 떠나는 대형 수송선에 해양경찰청 퇴역 경비함 2척을 선적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에콰도르로 떠나는 대형 수송선에 해양경찰청 퇴역 경비함 2척을 선적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각각 1990년과 1991년에 건조된 이 경비함정은 지난해까지 300척이 넘는 불법 조업 선박을 나포했고 200여척을 해상에서 구조한 베테랑 선박이다. 한 척당 29억원을 들여 만들었으나 사용 연한이 30년 가까이 되면서 지난해 퇴역했다. 외관 정비와 수리를 거친 이들은 3만t급 대형 수송선에 선적돼 13일 마산항을 출발한다. 한 달간의 항해를 거쳐 12월 에콰도르 최대 항구인 과야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수송비용은 에콰도르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에콰도르 하린 해군참모총장은 “퇴역함정을 지원해 준 우정의 손길에 감사하다”는 영상을 해경에 보내왔다.

해경 경비함은 현지에 도착한 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기지와 포소르항을 왕복하며 경비업무를 수행한다. 갈라파고스 해역의 불법 어로, 마약 운반 등 위법행위를 단속하고 응급환자를 수송하는 등 해상 지킴이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에콰도르는 한국전쟁 때 쌀과 물자를 지원해준 나라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올해 무상 양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퇴역 경비함정 3∼4척을 매년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양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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