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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온 로비 의혹…선거 앞두고 라임발 악재 불안한 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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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인사들이 라임·옵티머스 사태 핵심 피의자들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시차를 두고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 라임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이강세 전 광주MBC 사장을 통해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기동민·이수진(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등 여권 인사들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라임사태 배후 핵심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라임사태 배후 핵심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당사자들은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로비 연루설을 일축했다. 김 전 회장도 체포 뒤 구속 상태에서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는 지난달 21일 옥중 입장문에서 “2016년경 만났던 일이고 라임 펀드와 관련해선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라고 썼고, 지난달 25일엔 “오히려 검찰 관계자들이 연루된 사건이고 라임과 관련해서는 (여권에서는) 단 한 명도 연루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1일 김 전 회장이 지난 3~4월 체포 직전 도주하면서 측근에게 “여당 정치인 비리를 폭로하라”고 지시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김영춘 총장과 기동민 의원에겐 수억원대 금품을, 이수진(비례) 의원 등에겐 필리핀 폰타나 리조트 여행 등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야권은 체포 직전 기록된 녹취록으로, 최근의 옥중 입장문 보다 신빙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에게도 라임-옵티머스 관련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경쟁했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에게도 라임-옵티머스 관련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경쟁했었다. 연합뉴스

12일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옵티머스 로비스트를 통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서울 종로 지역사무실에 1000만원 상당의 가구와 집기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전 부사장이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딸 일가를 위해 맞춤형 ‘특혜 펀드’를 만들어 고수익을 보장해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이 대표 측은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복합기를 의도치 않게 지원받은 후 전수조사를 해보니 사무실에 어떠한 지원도 받은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보도는) 언급할 가치도 없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측도 딸 부부의 일과 김 전 장관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여권 인사들의 로비 연루설이 불거지면서 민주당 안팎은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이 대표와 직접 관련한 의혹이 연이어 나오는 건 당내 불안 심리를 키우는 요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이 계속 보도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어떤 공작이 이뤄지는 게 아닌가 할 정도”라고 황당해했다. 그러나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무엇이든 이러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한 번에 터지지 않을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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