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내년 성장률 3.5→3.1% 하향…“집값·전셋값 상승 요인 여전”

중앙일보

입력 2020.11.11 12:00

업데이트 2020.11.11 15:39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1%로 내려 잡았다. 주요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반영했다. 올해 성장률은 –1.1%로 유지했다. KDI는 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에 동의했다.

지난 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성장률 전망은 –1.1% 유지  

KDI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ID는 “한국 경제는 2020년에 -1.1%의 역성장을 기록한 후 2021년에는 수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수회복이 제한되면서 3.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월 전망보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대해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2차 유행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KDI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다른 기관과 견주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2.8%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9%로 예상했다.

KDI 경제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KDI 경제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내년 취업자 10만명 증가에 그쳐

KDI는 민간소비가 올해 4.3% 감소하고, 내년에도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비 위축이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설비투자는 올해 6%, 내년에 4.7% 늘어날 거로 전망했다. 지난해 7.5%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을 반영했다. 총수출은 올해 4.2% 줄고, 내년에는 3.1% 늘어날 거로 예상했다.

고용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취업자 수는 올해 17만명 감소하고, 내년에도 10만명 증가에 머물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에는 취업자가 전년 대비 30만명 늘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서비스업 부진 지속이 고용 회복을 더디게 한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주요기관 올해, 내년 성장률 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요기관 올해, 내년 성장률 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조 바이든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는 이날 전망에 미반영됐다. 정규철 실장은 “바이든의 공약이 얼마나 실행될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실제 집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년 성장률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채무 빠른 누증, 국가신용 저해 위험”  

KDI는 이날 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에 따른 위험성을 짚었다. 조덕상 KDI 경제전망총괄 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지출 급증과 국세 수입 둔화로 인해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채무가 빠르게 누증될 경우 재정건전성 및 국가 신용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7.7%에서 올해 43.9%로 늘어난다는 게 정부 추산이다.

KDI는 “코로나19 위기로 경기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확장적인 거시정책으로 경기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향후 경기 회복 시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강력히 제어할 방안을 사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조덕상 KDI 경제전망총괄 연구위원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2020 하반기 KDI 경제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KDI

(왼쪽부터) 조덕상 KDI 경제전망총괄 연구위원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2020 하반기 KDI 경제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KDI

여당에서 부정적 문제제기가 있었던 재정준칙 수립에 대해 KDI는 긍정적이라고 봤다. 정규철 실장은 “국가채무가 많이 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정준칙과 같은 장치를 사전에 마련해 두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 준칙을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여당은 “위기 상황에서 도입은 부적절하다”며 재정준칙 도입을 주도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몰아세웠다.

장기적으로 증세 필요성을 거론했다. 정 실장은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 기반 확충이 필요하겠지만, 그걸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증세를 같이 논의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 KDI는 “경기가 견실한 회복 경로에 진입할 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세 심화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경우 기준금리를 신속히 인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집값·전셋값 상승 요인이 여전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KDI가 이날 경제전망에 첨부한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 효과와 코로나19 경제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량이 1% 늘어날 경우 주택 가격은 네 분기에 걸쳐 0.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앞으로도 확장적 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예상된다”며 “이는 집값과 전셋값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 가격 상승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차등화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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