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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그들'의 태세 전환이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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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한대훈의 투(자 이야)기]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2017년과 비교하면 이번의 가격상승은 분명 다른 점이 있다. 2017년에는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감이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확산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온기가 확산되는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

전세계 3억5000만 명이 사용하는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팔은 비트코인 매매와 결제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커스터디 업체인 빗고(Bitgo) 인수 추진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스퀘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영국의 모드글로벌(Mode Global) 등은 고유자산의 일정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은행인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금 ETF에 대한 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는 금 ETF 수요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패밀리오피스를 비롯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이제 금을 비트코인을 대체투자자산으로 인정하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변화는 이어질 것이다.

#왜 그들은 입장을 바꾼 것일까?

페이팔과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경우도 있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있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이를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최근에 가상자산,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경우다. 

대표적인 사례가 JP모건이다. JP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지난 2017년 9월, 비트코인은 사기며 마치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난했다.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랬던 그는 몇 달 후,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했던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 이후 JP모건의 행보는 놀랍다. 언제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했는지, 다이먼의 과거 발언이 무색할 정도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JP모건은 ‘Flows&Liquidity: Bitcoin's competition with gold’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대체자산으로서 금과 보다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비트코인 가격 및 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향후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JP모건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테이블코인, JPM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는 향후 글로벌 결제 솔루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입장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면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루비니는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인해 여러 스캠이 생겼다고 주장했고, 비트코인은 범죄자 및 사기꾼의 소굴이며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급기야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세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도 입장에 조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에 참여해 안정성이 낮은 비트코인은 계정 단위도, 지불 수단도 될 수 없지만, 가치 저장 수단으로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극적인 태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가장 부정적으로 언급하던 그의 주장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그들은 갑자기 왜 입장에 변화가 생겼을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점차 일상 생활 속에서 이용이 확산되는 조짐(스퀘어, 페이팔 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해 화폐가치 하락 헤지(hedge) 수요를 금과 더불어 디지털자산 시장의 금 역할을 하는 디지털 금(비트코인)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막대한 유동성 속에 투자수단으로서의 매력도 부각됐다. 게다가 각국이 하나 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과거 강대국이 기축통화국 싸움을 하면서 금을 모으기 위한 액션들을 지금은 비트코인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19년 36%에서 55%까지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2019년 53%에서 62%까지 증가했다. 화폐가치 하락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hedge)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은 분명한 매력이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올해는 그 원년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더 이상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변동성 높은 자산에 대한 투기성 투자가 아니다. 포트폴리오 관리, 그리고 헤지(hedge) 수단으로 충분히 매력이 높다. 왜 글로벌 구루들이 입장을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넥스트 파이낸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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