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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범슨과 재회한 이승우, 커리어 그랜드슬램 시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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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 후 김학범(왼쪽) 감독이 이승우의 볼을 만지고 있다. [중앙포토]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 후 김학범(왼쪽) 감독이 이승우의 볼을 만지고 있다. [중앙포토]

이승우(22·신트트라위던)가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이집트 U-23대회 엔트리에 포함 #올림픽 출전하면 주요 대회 개근

내년 도쿄올림픽을 준비 중인 김학범(60)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막하는 U-23 친선대회를 앞두고 이승우를 엔트리에 포함했다. 이승우가 김학범 감독과 만난 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본선 이후 2년 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3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이집트, 14일 오후 10시 브라질과 차례로 격돌한다. 모두 도쿄올림픽 참가국이다.

김 감독은 이승우 외에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 백승호(23·다름슈타트), 이재익(21·앤트워프) 등 유럽파를 대거 엔트리에 포함했다. 최정예 멤버로 팀을 꾸려 올림픽 경쟁력을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벨기에 리그로 이적했지만, 구단 내부 갈등의 피해자가 돼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상황이 정리되면서 현재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팀 출신인 이승우는 이탈리아(헬라스 베로나)와 벨기에 리그를 거치며 다양한 무대에서 프로 이력을 쌓고 있다.

무엇보다 올림픽 출전은 이승우에게 특별한 의미다. 메이저급 국제대회 출전 이력에 빛나는 한 줄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2015년 칠레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통해 국가대항전 무대에 데뷔했다. 2017년에는 한국 U-20 월드컵에 출전했고,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도 나갔다.

도쿄올림픽만 더하면 한국 선수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메이저 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이른바 '축구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차범근(67), 박지성(39), 손흥민(28·토트넘) 등 한국 축구의 빛난 별들도 이 모든 대회를 밟아보진 못 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승우를 뽑은 건 ‘태극마크’에 대한 그의 집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승우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상황이다. 굳이 올림픽 출전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이승우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특별한 승부욕이 생긴다”며 올림픽팀 합류를 자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도 다양한 국가대항전 무대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던 이승우의 합류를 반기는 표정이다.

김학범 감독은 2일 이집트 대회 엔트리를 발표한 뒤 “이승우 등 유럽파에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 그들을 일일이 점검할 순 없다”며 이번 대회에서 최고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선수들간 건전한 경쟁 구도를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이집트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A팀 포지션 경쟁에 긍정적인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같은 기간 파울루 벤투(51·포르투갈) 감독의 대표팀(A팀)이 유럽 원정길에 나선다.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두 차례 원정 A매치에서 대표팀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벤투 감독은 그 해결책을 U-23 대표팀에서 찾을 가능성이 크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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