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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폭 살인까지 일어난 M&A…檢, 옵티 김재현 연루 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조직폭력배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 2018년 4월 무자본 인수·합병(M&A) 사건에 김재현(50·구속기소)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옵티머스는 2019년 3월부터 연루 회사인 해덕파워웨이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그 전부터 김 대표가 기업사냥에 관여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인 윤모(43·구속기소) 변호사의 부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회사다.

살해당한 양은이파 2인자 기업사냥 때 김재현이 자금 조달

2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는 최근 김 대표와 해덕파워웨이 전·현직 관계자들을 불러 해덕파워웨이 창업주가 2018년 4월 조폭 출신 기업 사냥꾼들에게 지분을 매각한 이후 상황 전반을 파악하고 있다.  관련 수사는 특수 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수사2부 소속 검사가 전담하고 있다.

해덕파워웨이에 대한 기업사냥은 창업주가 2018년 4월 자신의 지분을 서울 대형병원 원장 이모씨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이 원장이 전면에 나섰지만 배후에는 조폭 양은이파의 2인자로 알려진 박모씨가 있었다. 박씨는 회사 인수 후 실질적인 회장 역할을 했다고 한다.

박씨는 자기자본 하나 없이 회사 인수 자금 750억원을 모았다. 이 원장을 포함해 '이용호 게이트'의 주인공 이용호씨와 '개미도살자'로 불리며 소액주주에게 1000억원대 피해를 줘 현재는 구속된 이모(63)씨 등에게 지분 참여를 제안했다. 당시 투자에 참여해 피해를 본 한 인사는 "박씨는 인수 자금이 없었지만 이곳저곳에 본인이 300억원가량의 자금이 있다고 속였다"며 "지분 투자에 참여하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트러스트올이 130억원의 자금을 대준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트러스트올은 김 대표가 실소유한 곳으로, 옵티머스 펀드 자금 횡령과 로비에 핵심 역할을 한 회사다. 때문에 검찰은 2018년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서 김 대표가 박씨와 공모해 해덕파워웨이의 기업 사냥을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씨는 당시 김 대표와 과거 투자 인연으로 매우 친한 관계였으며, 옵티머스 고문 명함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박씨는 옵티머스 막후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한 '7인회'의 멤버로도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해 5월 박씨는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구속)에게 돈을 빌렸다가 이자를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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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한 관계자는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이 이동하는 과정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폭력조직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이 검거 돼 광역수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폭력조직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이 검거 돼 광역수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현 회사 장악 후 전 청와대 행정관 사외이사로 선임 

지난해 2월 김 대표는 화성산업 박모(61·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대표를 설득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다. 당시 화성산업의 최대주주는 이 전 행정관이 최대주주로 있는 옵티머스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이었다. 김 대표는 이 전 행정관과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 등을 회사 경영진으로 내세웠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4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인 지난해 10월까지 회사의 사외이사로 일했다. 이 전 행정관은 이 기간 옵티머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의안이 올라왔을 때 이사회에 출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대표가 2018년 4월부터 해덕파워웨이의 실소유주였다면 이 원장을 앞세워 차명주식을 운영하며 소유 지분을 허위 공시한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측은 "검찰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옵티머스 사건이 벌어진 이후 해덕파워웨이 인수를 추진했던 HLB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피의사실이 있는 지 조사하고 있다. 진양곤 HLB 회장은 총 40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옵티머스 사건 주요 인물(부부) 등재 업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옵티머스 사건 주요 인물(부부) 등재 업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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