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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슬 "리바운드하는 '슬테판 커리' 기대하시라"

중앙일보

입력

강이슬은 올 시즌 3점 슛 타이틀과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 하나원큐]

강이슬은 올 시즌 3점 슛 타이틀과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 하나원큐]

"업그레이드 '슬테판 커리'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여자프로농구 3점 슛 달인 #리바운드 장착해 우승 도전 #시즌 후엔 WNBA 캠프 참가

부천 하나원큐 강이슬은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3점 슈터다. 지난 시즌 국내 선수 평균 득점(16.85점) 1위, 3점 슛 성공(66개) 1위, 3점 슛 성공률(37.9%) 1위다. 3점 슛 타이틀은 3년 연속 차지했다. 미국프로농구(NBA) '3점슛의 달인' 스테판 커리(32·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빗댄 '슬테판 커리', '강이스리포인트' 등으로 불린다.

올 시즌도 슈팅 감각이 날카롭다. 강이슬은 24일 2020~21시즌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팀 내 최다인 18점(3점슛 2개)을 터뜨렸다. 하나원큐는 68-65로 이겼다. 지긋지긋한 우리은행전 26연패 사슬을 끊었다. 2015년 2월 26일 이후 5년 8개월 만에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맛 봤다. 28일 신한은행전에서도 18점을 넣었다. 팀은 72-80으로 졌다. 인천 청라의 훈련장에서 만난 강이슬은 "앞선 네 경기에서 부진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제 몫을 한 것 같아 속이 시원하다. 만족하지 않고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이슬은 올여름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리바운드다. 여자농구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다. 하나원큐처럼 외곽슛이 강점인 팀에는 불리하다. 장신 외국인 선수가 맡았던 가장 확실한 공격 루트인 골밑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선수치고는 키가 큰 편인 강이슬(1m80㎝)은 내외곽을 넘나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팀의 해결사로 불리는 선수라면 3점 슛 능력은 기본이다. 그 외 한 가지 장점이 더 있어야 한다. 리바운드를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이슬은 프로에서 줄곧 슈터 역할만 했다. 공을 정확하게 던지는 연습만 했지, 몸싸움을 하고 공을 잡아채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골밑 싸움에서 버티기 위한 근력을 키웠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살았다.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홀로 남아 30분씩 리바운드 연습을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자주 했다. 강이슬은 "그동안 리바운드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 볼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서 몸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컨디션은 끌어올렸고, 남은 골밑 싸움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강이슬의 목표는 두 가지다. 그는 "3점 슛 타이틀은 꼭 지키고 싶고, 열심히 해서 프로 첫 우승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2년 데뷔한 강이슬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가 최고 성적이다. 이후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도 도전한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워싱턴 미스틱스 트레이닝 캠프에 초대됐다. 올 2월 도쿄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예선 영국전에서 3점슛 7개 중 6개를 성공시킨 신들린 3점슛이 주목받았다. 한국여자농구는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강이슬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남겨서 기분 좋게 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 WNBA는 꿈이었다"고 강조했다. 강이슬은 29일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2주 휴식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리그는 한 달 가량 휴식기에 접어든다. 다음 경기는 다음 달 22일 청주 KB전이다.
인천=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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