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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67조, 기록 갈아치운 삼성전자…화웨이가 도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분기에 67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려,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대비 60% 가까이 올라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펜트업(보복) 수요가 나타나면서 모바일과 가전 판매가 늘어났고, 중국의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 부문에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도 도움이 됐다.

삼성전자 3분기 67조

7분기만에 영업이익 10조원 돌파  

삼성전자는 29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6조 9642억원, 영업이익 12조 3533억원을 기록했다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 58.53%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2017년 4분기에 올린 분기 매출 최대치(65조 9800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영업이익도 ‘반도체 슈퍼호황기’에 기록했던 것과 맞먹는 것과 비슷한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만이다. 그해 3분기에는 17조 57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2018년은 글로벌 정보기술 업체들의 서버 증설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시기다.

반도체 선방에 스마트폰ㆍ가전 판매증가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부문의 선방이 눈에 띈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18조 8000억원, 영업이익 5조 5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81.64% 증가한 수치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에 내림세였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모바일ㆍPC 수요 증가로 판매량이 늘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퀄컴 등 신규 수주가 늘면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도 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웨이가 재고확보를 위해 D램과 낸드 등 반도체 긴급주문을 늘린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극자외선(EUV)공정을 갖춘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생산라인 [삼성전자]

극자외선(EUV)공정을 갖춘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생산라인 [삼성전자]

스마트폰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IM(스마트폰) 부문은 매출 30조 4900억원, 영업이익 4조 4500억원을 달성해 13분기만에 처음으로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넘겼다. 3분기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2 등 잇따른 플래그십 출시와 중저가 모델 수요 회복으로 전분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8800만대”라고 공개했는데 이는 종전 시장 전망치(8200만 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출 14조 90억원에 1조 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가 CE부문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플레이(DP) 부문에서는 매출 7조3200억원, 영업익 4700억원을 거뒀다.

4분기는 실적 둔화 전망  

3분기의 깜짝 실적은 4분기까진 이어지지 않고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공급이 뚝 끊긴데다 서버용 D램 하락도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5대 공급처 중 1곳이다. 여기에 4분기에는 마케팅 비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이 현재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경쟁사가 신제품을을 출시하고 있어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던 3분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화웨이에 공급해온 반도체 판매 감소, 3분기 세트부문 출하량 급증에 따른 조정 과정 등으로 이익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콜서 이건희 회장 추모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5일 세상을 떠난 고 이건희 회장을 추모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작은 전자회사에서 글로벌 IT 회사로 바꾼 진정한 비전가”라며 “특히 1993년 신경영 선언은 글로벌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최고의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비전 정립에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임직원 모두는 이 회장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 그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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