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건강] 열광하는 몸…생리 변화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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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거나 TV 앞에서 열광하는 도중 우리 몸은 상당한 생리적 변화를 겪게 된다.

첫째, 혈압이 올라간다. 혈압은 수축기(최고)혈압 1백40, 이완기(최저)혈압 80 정도가 정상이다. 흥분하면 수축기 혈압이 주로 오른다.

건강한 사람의 혈압이 1백80 이상 오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증가할 때 상승하기 때문이다.

둘째, 맥박수가 꾸준히 증가한다. 맥박은 분당 60~1백회(평균 72회)뛰는 것이 정상이나 1백10~1백20회로 증가하기도 한다.

셋째, 혈당이 상승한다. 흥분하면 아드레날린 호르몬과 부신피질호르몬이 많이 나와 혈당을 올린다.

혈당은 식전 1백10 이하, 식사 2시간 후 1백40 이하가 정상인데 경기 관람 도중 1백80~1백90으로 상승할 수 있다.당뇨병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넷째, 호흡이 빨라진다. 평상시의 분당 호흡수는 12~20회 정도이나 경기를 보는 도중 두배는 보통이다.

다섯째, 소화가 잘 안된다. 흥분하면 혈액이 피부.근육쪽으로 몰리게 되므로 뇌.소화기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이 경우 소화가 힘들어지고 판단력이 흐릿해질 수 있다. 더욱이 경기에서 지고 있으면 소화효소의 분비량까지 줄어든다(한림대의대 생리학과 이윤열 교수).

여섯째, 체온은 약간 올라간다. 심장박동량이 늘어나면 피가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일곱째, 소변량은 약간 줄고 대변은 약간 많아진다. 흥분하면 뇌에서 항이뇨(抗利尿)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므로 소변량이 준다. 반면 대장의 배변 자극은 활발해진다.

여덟째, 각종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흥분하면 아드레날린.스테로이드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온다. 그후 서서히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된다.

아홉째, 경기 관람자들도 내적인 운동을 한다. TV로 경기를 보더라도 경기 후 다리 근육이 뻐근해지는 것은 이 때문. 선수가 결정적인 슛을 하는 도중 관람자도 함께 발을 움직여 에너지를 쓴다.

열번째, 손발이 차지고 털이 빳빳하게 일어나며 손에 땀이 나고 눈동자가 확대된다. 자율신경들이 흥분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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