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하락세이던 은행권의 예금과 대출 금리가 지난달 나란히 반등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가계대출 연체ㆍ부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조이기를 주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가중평균ㆍ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0.88%로 전월(0.81%)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6월(0.89%) 이후 석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마침내 4개월 만에 올랐다.
가계 대출금리의 경우 2.59%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폭은 0.05%포인트(2.39%→2.44%)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는 전월 통계 편제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5개월만에 반등한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80%에서 2.86%로 0.06%포인트 올랐지만, 대기업 대출금리는 2.48%에서 2.43%로 0.05%포인트 낮아졌다.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78%포인트로 8월(1.82%포인트)보다 0.04%포인트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9월에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은행들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자금 확보ㆍ유치 노력을 강화했다”며 “이에 따라 대출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