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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호남 간 국민의힘, 무릎 사죄 이어 이번엔 "돈 끌어오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비즈니스홀에서 국민의힘 주호영(가운데) 원내대표와 이용섭(왼쪽 네번째) 광주시장이 예산정책협의회를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호남 지역 국비 예산 확보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비즈니스홀에서 국민의힘 주호영(가운데) 원내대표와 이용섭(왼쪽 네번째) 광주시장이 예산정책협의회를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호남 지역 국비 예산 확보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호남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훨씬 노력할 지역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 자리에서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광주를 찾아 국회에서 호남지역의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정부 예산안의 증액 심사에서 새로 반영할 게 무엇인지,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이런 말씀을 들으려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방문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현지에서 뜻밖이다는 칭찬을 해,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광주는 높은 민주주의 시민 의식을 갖춘 민주주의 성지이고, 인공지능 혁신산업 선도 도시로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하겠다. 창업 혁신 기업이 복합된 스마트 타운 조성에도 관심을 두고 돕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용섭 광주시장은 “오늘 예산협의회까지 마련한 것을 보며 국민의힘의 국민 대통합 의지를 읽을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지역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국민의힘의 결단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호남 방문은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호남 동행’ 계획 중 하나다. 지난달 23일 국민의힘은 ‘타 지역 국회의원이 광주와 전남ㆍ북 지역에 제2의 지역구를 갖고 호남의 각종 현안 및 예산을 챙기자’는 취지의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국회에서 열었다.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 호남 지역에서 단 한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후보조차 제대로 못 냈다”며 “이유 불문하고 전국 정당으로서 집권을 지향하는 정당이 어느 지역을 포기하고 전 국민에게 실망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주 원내대표는 “너무 늦었다. 호남에 죄송하다. 호남에 죄송하다”며 “지금부터 제대로 잘하겠다. 마음 열고 곁을 내 달라.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김 위원장은 광주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당시 그는 “부디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날 광주 방문은 지난 5월 5ㆍ18 추도식 이후 두 번째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여름 수해 복구차 호남 지역을 수차례 찾기도 했다.

이같은 호남 구애를 두고 당내에선 “지나치게 비굴하다”는 반발도 나온다. 하지만 “전국 선거에서 이기려면 호남의 반감을 최소화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여론도 적지 않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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