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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셔터스피드 조절하고 조리개 여닫으며 찰칵! 한 컷 한 컷 소중히 사진으로 남겨요

중앙일보

입력

초점 나가고 흔들려도 괜찮아 그 순간의 감성이 사진에 담기니까

아날로그 감성을 사진에 담기 위해 아날로그·필름 카메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그 이유와 아날로그 카메라가 전하는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왼쪽부터 김단아(서울 창천중 1) 학생모델·홍섬(서울 서사부초 6)·유아라(서울 잠신초 5) 학생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아날로그 감성을 사진에 담기 위해 아날로그·필름 카메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그 이유와 아날로그 카메라가 전하는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왼쪽부터 김단아(서울 창천중 1) 학생모델·홍섬(서울 서사부초 6)·유아라(서울 잠신초 5) 학생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모든 것이 빠르고 스마트한 디지털 시대,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을 뒤로하고 다시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아날로그 감성을 사진에 담기 위해 아날로그 카메라, 필름 카메라를 찾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죠. 사진 소통 SNS인 인스타그램만 살펴봐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인기를 끌고, 아날로그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하나만으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 시대에 아날로그 카메라의 인기 이유는 무엇일까, 아날로그가 전하는 매력을 살펴보기로 해요.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등대사진관·엘리카메라·포토매틱, 동행취재=김단아(서울 창천중 1) 학생모델·유아라(서울 잠신초 5)·홍섬(서울 서사부초 6) 학생기자

아날로그 카메라의 매력에 빠진 디지털 세대  
다양한 SNS가 보편화하면서 사진은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다양한 구도에서 찍어 보고 여러 번 연속 촬영 후 그중 하나를 선별하죠. 다양한 보정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얼마든지 수정하고 꾸며낼 수 있습니다. 사진은 SNS에 올리거나 선택되지 못한 사진들은 컴퓨터나 카메라 속에 보관됩니다. 다시 그 사진을 찾아보는 경우도 잘 없죠. 쉽게 찍혀지고 쉽게 소비되는 사진에 지친 사람들이 다시 아날로그 사진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필름과 카메라에 열광하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찍는 사진관을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죠.

서울 종로구 동묘 벼룩시장에서는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필름 카메라와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빈티지 카메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고 필름 카메라를 사려고 방문한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죠. 상인 김춘길(67)씨는 “몇 년 전부터 필름 카메라를 찾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원하는 모델이 없어 그냥 가기도 하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죠.

포토매틱에서는 포토그래퍼 없이 카메라에 연결된 리모컨을 직접 클릭해서 셀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디지털·필름 원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선택하면 된다. 사진은 포토매틱에서 촬영한 배우 공효진의 모습.

포토매틱에서는 포토그래퍼 없이 카메라에 연결된 리모컨을 직접 클릭해서 셀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디지털·필름 원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선택하면 된다. 사진은 포토매틱에서 촬영한 배우 공효진의 모습.

포토매틱 다크룸 매장에서 현상 클래스를 체험중인 배우 이하늬의 모습. 직접 찍은 필름을 내 손으로 현상과 인화해 볼 수 있는 데일리 클래스다.

포토매틱 다크룸 매장에서 현상 클래스를 체험중인 배우 이하늬의 모습. 직접 찍은 필름을 내 손으로 현상과 인화해 볼 수 있는 데일리 클래스다.

몇 년 전부터 사진관에서 흑백사진을 찍는 게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포토매틱은 포토그래퍼 없이 카메라에 연결된 리모컨을 직접 클릭해서 셀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졌죠.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주면 항상 경직되고 어색한 이들을 위한 전용 사진관입니다. 포토매틱에서는 전국 17곳에 포토부스도 설치해 운영해요. 예전에 유행했던 스티커 사진처럼 간편하게 즉석사진을 찍을 수 있어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사진에 관심을 가지면서 직접 현상을 해보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포토매틱 다크룸 매장에서는 현상 클래스를 운영 중입니다. 중형 필름 카메라로 나만의 프로필을 촬영하고 직접 찍은 필름을 내 손으로 현상과 인화해 볼 수 있는 데일리 클래스죠. 홍승현 포토매틱 대표는 사진과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작업이라고 밝혔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이런 작업을 전혀 모르잖아요. 노광을 준 인화제를 약품에 넣으면 그때 자기 얼굴이 떠오르거든요. 그런 것을 엄청 신기해하죠.”

습판사진은 필름이 만들어지기 전 인물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상용화된 최초의 촬영방식이다. 특유의 짙은 농도감 덕에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습판사진은 필름이 만들어지기 전 인물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상용화된 최초의 촬영방식이다. 특유의 짙은 농도감 덕에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대사진관에서는 대형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은을 입힌 감광판에 상이 인화되는 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등대사진관에서는 대형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은을 입힌 감광판에 상이 인화되는 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는 19세기 사진 기법인 습판사진으로 사진을 찍는 등대사진관이 있습니다. 습판사진은 1851년 영국의 프레더릭 스콧 아처(Frederick Scott Archer)에 의해 개발된 사진술로 필름이 만들어지기 전 인물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상용화된 최초의 사진 촬영방식입니다. 주로 철판이나 유리면에 유제(사진유제·감광유제라고도 하며 감광성 물질을 액체 상태로 분산시킨 것)를 발라 유제가 마르기 전에 촬영하는 방식으로 후일 건판사진이 발명될 때까지 사용된 기술이죠. 촬영 후 30분만 기다리면 곧바로 사진을 볼 수 있어 19세기 폴라로이드라 불리는데, 특유의 짙은 농도감 덕에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이규열 등대사진관 대표는 “당시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던 사진기술인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2015년부터 연구와 실험을 통해 선보일 수 있게 되었어요. 아날로그 특유의 손맛을 촬영 과정에서 볼 수 있고 그 결과물이 사진에 그대로 나타나죠. 대형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은을 입힌 감광판에 상이 인화되는 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엘리카메라 강혜원 대표가 직접 라이카 자동 카메라로 찍은 필름 사진.

엘리카메라 강혜원 대표가 직접 라이카 자동 카메라로 찍은 필름 사진.

엘리카메라 강혜원 대표가 직접 이하게 엑사 수동 카메라로 찍은 필름 사진.

엘리카메라 강혜원 대표가 직접 이하게 엑사 수동 카메라로 찍은 필름 사진.

이렇게 아날로그 사진과 카메라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필름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홍승현 대표는 “디지털로는 못 따라가는 필름만의 색감이 있어요. 그런 톤을 나도 찍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찾는 거 같아요”라고 말했죠. 필름이 현상액과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필름 특유의 느낌이 생기게 되는데요. 디지털이 줄 수 없는 색감과 풍부한 느낌이 가득하죠. 초점이 나갈 때도 있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느낌이 좋습니다. 강혜원 엘리카메라 대표는 한 컷의 소중함과 기다림의 미학을 얘기했습니다. “필름을 사야 하고 돈도 좀 많이 드니까 한 컷 한 컷 소중하게 찍기 때문에 사진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지려고 합니다. 신중하게 구도를 잡을 것이며 온전히 피사체에 집중하죠. 사진도 바로 볼 수 없고 현상과 스캔을 해야 해서 기다림이 필요하죠. 기다렸다가 받는 걸 재밌게 느끼기도 해요. 기대되고 설레죠. 사실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 모든 게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이규열 대표는 “희소성의 가치와 일단 휴대하고 있는 자체로 나를 폼나게 해주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느껴보는 필름 카메라의 매력

엘리카메라를 방문해 아날로그·필름 카메라의 매력을 느껴본 소중 학생기자단. 렌즈가 2개 달려 동시에 2장이 찍히는 스테레오 카메라를 든 유아라 학생기자, 가죽 주름막이 특징인 폴딩 카메라를 든 김단아 학생모델, 일회용 플래시가 인상적으로 영화에 자주 나온 아거스 C3를 든 홍섬 학생기자(왼쪽부터).

엘리카메라를 방문해 아날로그·필름 카메라의 매력을 느껴본 소중 학생기자단. 렌즈가 2개 달려 동시에 2장이 찍히는 스테레오 카메라를 든 유아라 학생기자, 가죽 주름막이 특징인 폴딩 카메라를 든 김단아 학생모델, 일회용 플래시가 인상적으로 영화에 자주 나온 아거스 C3를 든 홍섬 학생기자(왼쪽부터).

엘리카메라 연남점 쇼룸에는 1800~1900년대 초·중반 독일·영국 등 유럽에서 만들어진 빈티지 필름 카메라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엘리카메라 연남점 쇼룸에는 1800~1900년대 초·중반 독일·영국 등 유럽에서 만들어진 빈티지 필름 카메라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태어나서 필름을 처음 본 소중 학생기자단. 필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풍경 등 찍은 것들이 보인다.

태어나서 필름을 처음 본 소중 학생기자단. 필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풍경 등 찍은 것들이 보인다.

아날로그·필름 카메라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엘리카메라를 찾았습니다. 조용한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파란색 건물에 장미꽃 넝쿨이 달린 아치형 창문과 빨간 대문이 인상적인 가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빈티지하고 앤티크한 인테리어가 돋보이고, 수많은 카메라들이 진열된 모습에 놀라죠. 작은 카메라 박물관이 연상될 만큼 다양한 카메라들이 눈에 띄었어요. 본점인 연남점 쇼룸은 강혜원 대표가 수집한 카메라를 전시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놓은 곳입니다. 카메라 교육과 상담, 원데이 클래스 등을 진행해 수집품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요. “1800년대부터 1900년대 초·중반 독일·영국 등 유럽에서 만들어진 빈티지 필름 카메라가 대부분이에요. 여러분 필름 본 적 있나요?” 강혜원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필름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찍으면 화면으로 바로 사진을 볼 수 있지만 필름 카메라는 현상이라는 작업을 거쳐야 찍은 사진이 보입니다. 홍섬 학생기자가 필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사람이 보여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필름 카메라를 직접 만져보며 체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앞에 있는 카메라를 보면 엑사(EXA)라고 써있죠. 이 카메라가 특이한 건 화면을 볼 때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며 찍는다는 거죠.” 허리에서 가슴 높이로 카메라를 잡고 위에서 보고 촬영 범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인더가 달려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 카메라라고 합니다. 김단아 학생모델이 “거꾸로 보여요”라고 얘기했죠. “맞아요. 렌즈 안쪽에 거울이 들어가 있는데 거울이 앞을 비춰주는 거예요. 반사시켜서 보여주기 때문에 반대로 보여주는 카메라라고 보면 되죠.” 렌즈 앞쪽을 돌려주면 흐려졌다 선명해졌다 하며 초점이 맞춰집니다. 이 카메라에는 돋보기도 있었죠. 초점을 확인하는 확대경인데 이걸 열고 렌즈를 돌려보면 훨씬 더 잘 보였죠.

“이 카메라는 자동 카메라일까요? 수동 카메라일까요?” 유아라 학생기자가 “수동 카메라”라고 외쳤습니다. “맞아요. 내가 손으로 다 만지니까 그래서 조금 작동이 어렵기도 해요.” 초점을 맞춘 후에는 밝기를 맞춰야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 카메라는 손으로 터치하면 자동으로 밝기를 맞춰주지만 수동 카메라는 직접 맞춰줘야 했죠.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를 움직여 밝기를 조정해줬어요. “2.8을 할지, 5.6나 22를 할지 맞춰보세요. 175, 125, 60, 30이라고 쓰여있는 속도는 셔터스피드라고 밝기를 맞출 때 쓰는 거예요.” 이제 셔터를 눌렀습니다. 찰칵! 화면이 하얗게 변했죠. “한 번 찍고 나면 화면이 사라지는 카메라예요. 다시 초점을 선명하게 맞추고 조리개 2.8, 셔터스피드는 30 맞추고 다시 찍어 보세요. 여기 안에서 찍을 때 가장 적절한 밝기로 나오는 수치예요. 필름 한 통에 36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장수를 채우면 새로운 필름으로 갈아줘야 해요.”

이제 자동 카메라를 살펴봤는데요. 초점·선명도·밝기를 다 자동으로 잡아주는 카메라를 말합니다. 생긴 것도 최근 카메라와 비슷하죠. 초점과 조리개를 맞출 필요 없이 네모 같이 생긴 구멍에 눈을 대고 보면서 셔터만 누르면 됩니다. 홍섬 학생기자가 “W하고 T는 뭐예요?”라고 질문했죠. “아까 봤던 카메라는 줌이 되지 않아요. 하지만 이 카메라는 줌 기능이 있는데 W·T 버튼으로 당겼다 풀었다 할 수 있어요. 굉장히 쉽죠.” 처음 필름 카메라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자동 카메라를 먼저 사용해보는 게 쉬울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다음 초점만 맞추고 밝기는 자동인 반수동 카메라를 사용해 보면 좋다고 했죠.

엘리카메라에 있는 포토매틱 포토부스에서 자신의 마음에 든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다.

엘리카메라에 있는 포토매틱 포토부스에서 자신의 마음에 든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다.

예전 스티커 사진처럼 간편하게 즉석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매틱 포토부스. 소중 학생기자단도 흑백 버전으로 사진을 찍어봤다.

예전 스티커 사진처럼 간편하게 즉석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매틱 포토부스. 소중 학생기자단도 흑백 버전으로 사진을 찍어봤다.

강 대표가 전시되어 있는 카메라 중 특징적인 카메라를 하나씩 소개해줬고, 학생기자들이 관심 가지는 카메라가 있으면 친절하게 설명해줬죠. 홍섬 학생기자는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영상용 카메라에 홀딱 반했어요. “소리가 너무 좋아요~” 태엽을 감으면 징~하면서 카메라가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 대표의 첫 카메라인 풀 뷰를 이용해 찍은 필름 사진도 구경하고,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는 카메라, 영화에서 배우들이 많이 들고 찍은 롤라이플렉스, 엘리카메라 쇼룸에서 가장 오래된 폴딩 카메라, 전쟁이 있던 시절 스파이들이 몰래 찍는 용도였던 지우개 크기의 아주 작은 스파이 카메라, 다양한 디자인의 폴라로이드 등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포토매틱 포토부스 체험도 해봤는데요. 찍자마자 바로 즉석에서 사진이 나오는 광경에 모두 신기해했죠. 흑백·컬러 하나씩 찍고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각자 원하는 사진을 가져갔죠.

김단아 학생모델이 허리에서 가슴 높이로 카메라를 잡고 위에서 보고 촬영하는 방식의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김단아 학생모델이 허리에서 가슴 높이로 카메라를 잡고 위에서 보고 촬영하는 방식의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홍섬 학생기자(위 사진)는 아거스 C3을 들고 유아라 학생기자는 스테레오 카메라를 들고 촬영 체험을 해보고 있다.

홍섬 학생기자(위 사진)는 아거스 C3을 들고 유아라 학생기자는 스테레오 카메라를 들고 촬영 체험을 해보고 있다.

홍섬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목표가 있으신가요.
풀 뷰가 저의 첫 카메란데 디자인이 너무 예쁘게 생겼잖아요. 처음에는 카메라 모양이 너무 신기하고 예쁘게 생겨서 모으기 시작했어요.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카메라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모았고, 그 가게들이 지금 다 거래처가 됐죠. 오프라인 가게를 열게 된 건 사람들이 이런 카메라를 볼 기회가 잘 없잖아요. 박물관에 가도 유리장에 들어가 있으니까 만져볼 수도 없고요. 저는 제가 모은 카메라를 유리장에 넣지 않고 다 만져볼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자유롭게 와서 만져 보고, 설명도 듣고, 공부할 수 있는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여기서는 카메라를 팔지 않고 2호점에서는 판매를 하고 있어요. 다음 달에 3호점 ‘엘리브러리’를 오픈할 예정인데 400여 권의 옛 필름사진집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이에요. 사람들이 많은 영감을 받아갈 수 있는 장소로 계속 잘 이끌어 가는 게 목표예요.

아라카메라를 다룰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어떤 카메라를 다루느냐에 따라 좀 달라져요. 자동 카메라는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수동 카메라들은 고장 나도 다 고칠 수가 있거든요. 웬만하면 고장도 잘 안 나고요. 근데 자동 카메라는 다 전자, 전기로 되어 있어서 수리가 좀 힘들어요. 물이나 비를 맞으면 당연히 안 좋겠죠. 카메라를 보관할 때도 습기 없는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아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강혜원(맨 왼쪽) 대표에게 아날로그·필름 카메라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강혜원(맨 왼쪽) 대표에게 아날로그·필름 카메라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고 있다.

홍섬 가장 힘들게 구한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인가요.  
사실 전에는 다 쉽게 구했어요. 근데 요즘은 너무 인기가 많아지니까 인기 많은 카메라들이 생긴 거예요. 연예인 누가 들고 나왔다, 누가 쓰는 카메라다 이러면 가격이 막 3배, 4배 오르는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아진다는 뜻이니까 그런 건 구하기가 힘들어져요.

단아 현상· 스캔·인화는 어떻게 다른가요.
필름을 다 찍으면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보여요. 현상해야만 볼 수 있는데 현상은 한마디로 다 찍은 필름 위에 내가 찍은 장면이 나오게끔 화학작용을 하는 거, 어떤 약품처리를 한 걸 말해요. 스캔은 현상된 필름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꿔주는 거예요. 그래서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옮겨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죠. 인화는 종이로 뽑는 거, 인화하면 액자에 넣어 걸어둘 수 있죠.

엘리카메라 강혜원 대표는 자신이 수집한 빈티지 카메라를 사람들이 마음껏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필름 카메라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아갈 수 있는 장소로 이끌어 가는 게 목표다.

엘리카메라 강혜원 대표는 자신이 수집한 빈티지 카메라를 사람들이 마음껏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필름 카메라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아갈 수 있는 장소로 이끌어 가는 게 목표다.

아라필름 카메라와 필름 고르는 법을 알려주신다면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면 좋아요. 무거운 것도 괜찮은지 가벼운 걸 좋아하는지 아니면 어려운 거도 괜찮아 아니면 난 무조건 쉬워야 돼. 누군가에게 꼭 좋은 카메라가 있는 건 아니라 취향에 맞는 선택을 하면 돼요. 필름은 종류가 많지 않아요. 이제 더 이상 생산을 안 하거든요. 이것도 나는 코닥필름이 좋아 후지필름이 좋아 취향에 따라 다른데 필름 중에 유독 좀 비싼 필름들이 있어요. 만약에 다 8000원 9000원 하는데 혼자 1만5000원 하는 필름이 있죠. 이런 필름들은 회사에서 고급 필름을 만든 거예요. 뭐가 다르냐 하면 사진의 입자감이라고 있어요. 입자감이 굉장히 고운 필름이 주로 비싸요.

단아어떤 종류의 사진을 찍으면 가장 잘 나오는지, 잘 찍는 팁을 알려주세요.
필름에 빛이 꼭 있어야 되는데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예쁜 필름 사진들은 빛이 좋을 때 찍는 사진이에요. 물론 어두울 때 찍는 사진이나 실내사진도 예쁠 수는 있지만 그래도 필름은 무조건 빛의 예술이다, 이런 말을 하거든요. 이 시간에 찍으면 빛이 예쁠 거야 이런 식으로 빛을 잘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필름을 잘 찍어요. 쨍쨍한 빛이 아니라 살짝 부드럽게 들어오는 빛을 잘 보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죠. 수동 카메라는 속도랑 조리개, 셔터스피드 이거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공부해야 돼요. 많이 찍어 본 사람이 잘 찍어요. 보통 찍을 때 내가 어떤 수치를 놓고 찍었는지 다 적어가면서 연습하는 게 좋아요.

홍섬필름 카메라 찍기 좋은 곳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실내에서 찍는다면 창이 크고 빛이 예쁘게 들어오는 곳을 찍고, 외부라면 꽃이나 자연을 찍는 게 당연히 예쁠 거예요. 서울에선 하늘공원이나 선유도 공원 같은 공원에 많이 찍으러 가는 것 같아요.

아라필름 카메라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무조건 비싸고 유명한 카메라만 좋은 건 아니에요. 각각의 매력이 다 있어요. 아까 보여줬던 카메라들이 비싼 카메라들이 아니에요. 디지털 카메라에 비하면 훨씬 싸죠. 그래서 카메라를 무조건 이름으로만 고르거나 하기보다는 체험도 해보고 또 와서 이렇게 소리도 들어 보고 카메라 역사도 공부한 후에 자신만의 카메라를 골라 갔으면 좋겠어요.

엘리카메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카메라들 

아거스 C3(1939)
1939년 미국 아거스사에서 생산된 35mm 필름 카메라. 특히 네모난 모양, 크기와 무게까지 벽돌을 연상시킨다며 사진가들 사이에서 벽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특이하고 클래식한 디자인 덕에 영화에도 자주 나왔는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콜린 크리비가 사용해 많이 알려졌죠. 탈부착이 가능한 옛날 플래시의 전구는 한 번만 터트릴 수 있는 일회용.

폴딩 카메라(1800년대)  
1800년대 후반 만들어진 미국 코닥사의 폴딩 카메라로 엘리카메라 쇼룸에서 가장 오래된 카메라죠. 양쪽이 나무로 되어 있고 내부의 주름막이 빨간색인데, 주름막이 빨간색인 카메라는 검은색에 비해 수량이 한정적이라 수집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요.

풀 뷰(1930~50년대)  
영국 엔사인사에서 출시했던 박스카메라 종류. 간단한 작동방식의 토이카메라이지만 방독면을 연상시키는 유니크한 디자인과 그림 같은 사진 결과물이 특징. 사진을 겹쳐 찍는 것도 가능합니다.

롤라이플렉스(1920~70년대)
가장 유명한 TLR(이안 반사식) 카메라 중 하나로 위쪽은 파인더용, 아래쪽은 촬영용으로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해 촬영하는 카메라입니다. 내려다보며 촬영하고 정방형 사진이 특징. 필름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로망으로 생각하는 카메라로 알려져 있죠.

이하게 엑사(1950~70년대)  
독일 이하게에서 만들었던 엑사 시리즈. 35mm 일반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 중 드물게 중형 카메라처럼 위에서 내려다보고 촬영할 수 있는 모델로, 파인더는 교체 가능합니다. 클래식하고 견고한 바디와 독특한 색감이 매력적.

무비 카메라(1900년대)
1900년대 중반 출시된 8mm 무비카메라. 국내의 마지막 현상소가 사라져 필름을 일본·미국으로 보내야 하죠. 셔터를 누르면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1990년대)
워너브라더스사의 애니메이션 루니툰 캐릭터 중 테즈를 모델로 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촬영과 동시에 인화가 이루어지고, 특유의 아날로그 필름 효과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입을 위로 들어 올리면 전원이 들어오고 폴라로이드 600 필름을 쓰죠.

스마트폰으로 느껴보는 필름 카메라 감성

필름 카메라가 없다고 상심하지 마세요. 필름 카메라의 색감과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낸 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도 필름 카메라 감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구닥
구닥다리 카메라를 줄인 말로 필름 카메라 앱의 유행을 이끌었습니다. 필름 1통에 해당하는 24장을 찍고 나면, 다음 필름이 충전되기까지 1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사진관에서 인화하듯 찍은 사진을 보려면 3일의 기다림은 필수. 필름 현상을 맡기고 기다리며 설레는 기분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앱 속 렌즈도 실제 필름 카메라처럼 조그맣고, 필름을 감는 추억의 소리도 재현한 일회용 카메라 그 자체.

calla
수동 필름 카메라의 톤을 가졌고, 촬영 날짜를 하단에 표시할 수 있어 현상한 필름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특히 흑백으로 찍을 때 그 느낌이 잘 사는 앱으로 알려졌죠.

인스타미니 - 즉석 카메라
실제 폴라로이드 사진기처럼 사진을 촬영하면 화면상 사진이 인화되는 애니메이션이 나옵니다. 하루에 단 10장의 필름만 제공되며, 촬영된 사진을 흔들어야 한다는 것까지 폴라로이드 사진기 특유의 특징을 잘 살렸어요.

그랩픽  
후지필름 색감의 사진을 찍고, 주문해서 인화된 사진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필름 샵에서 디지털 필름을 구매하거나, 쿠폰을 등록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휴대폰에 저장도 할 수 있어요.

dazz cam
35mm, 이안 반사식 중형 카메라 등 다양한 필름 카메라 스타일 중 선택해서 찍을 수 있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요즘은 사람들이 다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카메라를 쓰기 때문에 주변에서 옛날 카메라를 볼 기회가 잘 없었습니다. 박물관에 가도 유리 안에 있는 카메라만 볼 수 있었죠. 평소 저는 카메라에 관심이 많았고, 사진도 즐겨 찍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취재가 더욱 특별했죠. 엘리카메라에서 필름 카메라를 만져보고, 켜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특별한 취재였습니다. 평소 사용하기 편한 디지털 카메라만 사용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필름 카메라도 너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직접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김단아(서울 창천중 1) 학생모델

저는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집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있지만 정작 카메라의 원리와 역사는 잘 알지 못했어요. 처음에 수동 카메라에 대해 알려 주셨는데 밑으로 보는 카메라라 신기했죠. 수동 카메라인데 천천히 해보니 생각보다 조작법이 어렵지 않아서 놀랐어요. 포토부스에서 네 컷 사진도 찍었죠. 흑백·컬러 각각 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았어요. 옛날 카메라면 사진의 질도 떨어지고 조작하는 것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취재로 그런 생각들이 사라졌어요. 각기 다른 매력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런 카메라의 문화가 계속 지속되고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유아라(서울 잠신초 5)

휴대전화 카메라가 익숙했던 제게 엘리카메라의 방문은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쉽게 볼 수 없는 박스카메라, 무비카메라 등 수많은 카메라가 보관된 박물관 같은 곳이었죠. 특히 해리포터에 나왔던 아거스 C3 카메라가 가장 좋았는데, 필름이 없어 직접 찍어 보지 못해서 아쉬웠죠. 이제 곧 엘리카메라 3호점이 오픈한다고 하는데, 평소 카메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가길 추천합니다.   홍섬(서울 서사부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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