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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도권은 윤석열이 잡을것" 법조계가 꼽은 국감 세 장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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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5시간에 걸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 발언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대응을 잘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여권에선 “인식이 우려스럽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23일 오전 1시까지 이어진 국정감사 이후에 법조계 인사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과 윤 총장 가족과 관련한 사건, 임기에 관한 발언 등을 주요 장면으로 꼽았다. 윤 총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국정감사를 계기로 주도권을 윤 총장이 잡을 것”이라며 “인사권과 수사 지휘권을 남발한 것으로 각인된 추 장관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이 30년 검사 생활 동안 정치권 외압을 받지 않고 단순하게 수사를 했기 때문에 국감이 지나서도 호응도가 더 높아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윤 총장은 전날 추 장관의 지휘권과 관련해 “누가 봐도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 지휘권은 장관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때 검찰총장을 통해서 하라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특정 사건에서 지휘를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부분 법률가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이후 추미애 장관 입지 좁아질 것” 반응도

윤 총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임기 동안 소임을 다하라고 했고 여러 복잡한 일들이 벌어진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대통령이)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에 대해 판사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이 뒤로 물러났으면 비굴해 보이고, 검사의 기개는 땅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세게 맞붙은 상황에서 청와대의 교통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권 “윤 총장, 일방 주장만 했다” 비판 

여권에서는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국정감사에 나왔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적으로 충돌하고 여당 의원과 각을 세우는 발언과 일방적 주장만 했지, 정작 검찰총장으로서 사건에 관해 공부하고 사실관계 확인하는 모습은 없었다”며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정치에 개입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방송에 출연해 “거의 안하무인적으로 답변을 하기 때문에 문제들이 거의 해소되지 못하지 않았나”라면서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선 “분명한 위법이고 검찰청법 8조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검찰총장으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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