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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취업자 -39만명이라는 정부…알고보면 -135만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지난 7월 15일 열린 실업급여 설명회장에 들어가는 구직자들. 뉴스1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지난 7월 15일 열린 실업급여 설명회장에 들어가는 구직자들. 뉴스1

정부는 지난달 취업자 40만명이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거품이 낀 통계라는 지적이 나왔다. 1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잡는 정부의 통계방식 탓에 실제 취업자 감소폭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 힘 의원이 통계청의 9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9월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2649만6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35만3000명(-4.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를 2701만2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9만2000명(-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일제 환산 통계는 1주일 기준 40시간 일한 것을 1명분으로 산정한다. 10시간은 0.25명, 20시간은 0.5명, 80시간 일하면 2명꼴로 계산한다. 일시휴직자의 경우에도 통계청은 정규직과 같은 취업자 1명으로 계산하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0명으로 취급된다. 얼어붙은 고용 시장의 민낯이 가려지는 셈이다.

분야별로 보면 운수창고업의 경우 통계청은 취업자가 1.6%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 보면 -4.6% 감소했다. 항공업 등에서 일시휴직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휴직자들까지 취업자로 계산했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경우 통계청은 취업자가 5.9%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1.0% 늘어났다. 두 통계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이 업종에서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단기 일자리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초단기 알바나 일자리, 노령인구 고용 등이 전체 고용지표에 착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유 의원은 "우리나라도 고용형태 다양화에 따라 단시간 근로자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용의 양을 평가하는 경우 전일제 환산 빙식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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