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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김봉현, 조국 프레임 편승…개나소나 '나도 조국' 할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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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남부서 유치장에서 나오던 모습. 김 전 회장은 이후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지난 4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남부서 유치장에서 나오던 모습. 김 전 회장은 이후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야권 인사들에게도 금품 로비를 했다고 폭로하며 옥중 입장문을 내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난데없이 야당을 끌고 들어가는 까닭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며 “독립적인 특검에 수사를 맡기자”고 제안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라임·옵티머스 사기 사건에 대해 연일 ‘권력형 게이트’라 외치던 국민의힘은 야당 인사와 검사에 대한 로비 폭로설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자 침묵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는 더 넓은 과녁을 향해 더 날카로워져야 할 것이다. 스스로에게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당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내 편 의혹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옥중 서신 한 통에 뭔가 나왔다는 듯 공격 태세가 사납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옥중 서신) 내용의 진실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이제 검찰의 수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독립적인 특검에 수사를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현 입장문에 秋 “즉각 감찰”

앞서 김 전 회장은 전날 옥중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여권뿐 아니라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고, 현직 검사를 접대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변호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도는 잡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본인은 라임 전주이거나 몸통이 절대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돼 지난 4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찰 로비' 주장이 담긴 서신이 공개된 지난 16일 "중대한 사안이므로 그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법무부에서 직접 감찰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찰 로비' 주장이 담긴 서신이 공개된 지난 16일 "중대한 사안이므로 그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법무부에서 직접 감찰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서울남부지검은 “현직 검사 및 수사관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의 지시로 전날 저녁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추 장관은 감찰 범위에 대해서도 ▶현직 검사 향응 접대와 금품 수수 의혹 ▶접대받은 현직 검사의 검찰 로비 수사 은폐 의혹 ▶야당 정치인과 관련된 제보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짜맞추기·회유·협박 방식으로 수사했다는 의혹 등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진중권 “개나 소나 ‘조국 프레임’”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강 전 회장의 입장문에 대해 “권력 측에 본격적으로 딜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앞으로 이렇게 해 줄 테니 나를 좀 잘 봐달라는 얘기”라며 “결국 자신을 '주범'으로 만들지 말아 달라는 요구”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김 전 회장이 ‘검찰개혁’을 강조한 부분을 인용하며 “무슨 짓을 해도 당·정·청과 지지자들이 한 몸이 되어 무조건 옹호해주니, 이제 사기범죄의 피의자까지 그 프레임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개나 소나 ‘나도 조국’이라고 나설 것이다. 이러다간 구치소가 온통 ‘나도 조국’들로 가득 차겠다”고 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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