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상임위원장 다시 받는건 굴욕" 국감 한방 노리던 野의 후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과 지휘장교, 한동훈 검사장 등 야당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던 인물의 국감 출석이 여당의 강경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국감에서 힘을 못쓰고 있는 야당 내에선 지난 6월 원 구성 당시 상임위원장을 전석 포기했던 것에 대해 후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낙연이 상임위장 재조정 딱잘라 거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여당이) 중요 증인에 대한 채택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며 "또 피감기관이 불성실한 답변, 또는 불성실한 자료제출을 (하는데도) 제대로 독촉하거나 관리도 하지 않는 등 온통 국감을 무력화하고 방탄 국감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만나 증인 채택을 독촉했지만, 돌아온 답장은 추 장관 관련해서는 해줄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16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정감사를 하면서 증인 채택, 자료제출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안이 거대 여당에 밀려서 제대로 야당의 의사가 반영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당내에서) 그때 우리가 그냥 우리 상임위라도 그대로 확보했었다면 위원장으로 있는 그 상임위라도 증인 참고인 채택 제대로 안 됐겠느냐, 또 정부가 자료제출 계속 피하지 않지 않았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함께 출연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외형상으로 아마 상임위원장이 모두 여당 소속 위원장이다 보니까 그런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자가 상임위장 재조정 가능성을 묻자 조 의원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새로 취임했을 때 김종인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한 번 운을 띄워봤다"며 "이 대표가 새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해서 원상회복을 한 번 논의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일거에 딱 거절했다"고 밝혔다.

당초부터 '상임위원장 실리론'을 주장해왔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임위원장 전석 포기가) 처음에는 '시원하다'라는 여론도 있었고, 민주당이 '거대여당 독주' 프레임에 말려들게 하는 묘수였다는 평가도 있었다"며 "막상 더불어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채 주요 법안을 단독 강행 통과시키고, 국정감사에서 마저 증인 한 명 얻어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다 보니, '전략 미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지금 와서 상임위원장을 다시 받자는 것은 남이 씹다 뱉은 껌을 주워 씹는 굴욕적인 일일진대 그 짓을 누가 하겠다고 나서겠냐"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