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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발언 논란 속···美, 한국에 "화웨이 쓰지말라" 재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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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이 한국에 화웨이 등 중국 통신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수혁 주미대사의 한미동맹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중 전선을 넓혀가려는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한-미 고위급경제협의회 화상회의 #화웨이 장비 등 사용 중단 요구해 #이수혁 발언 논란 속 한미관계 엇박자

외교부는 14일 이태호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화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2시간40분에 걸쳐  미국이 추진하는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를 비롯한 경제안보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클린 네트워크 구상은 지난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발표한 것으로, 5G 통신망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앱스토어, 클라우드 등에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겠다는 정책이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민간업체의 화웨이 장비 사용 문제는 기업의 자율성에 달려있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중 무역전쟁

미중 무역전쟁

외교부 당국자는 "클린 네트워크에 대한 미측의 기존 입장을 제기했고, 우리도 우리 기본 입장을 이야기했다"며 "구체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배제한다든가 (미국이 우리한테) 무엇을 배제하라는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재압박에 대해 사실상 즉답을 피하며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모호성을 유지한 것이다.

특히 이번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동참 압박은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미동맹의 가변성'을 언급해 논란이 된 뒤라 양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앞으로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즉각 반박 입장을 내고 한미 동맹을 "극도로(extremely)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양국의 엇박자가 노출되면서, 미·중 경쟁 속 한국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형국이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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