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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CJ대한통운 2대 주주 된다…콘텐트·물류 시너지 효과 내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와 CJ그룹이 지분 교환 등을 통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CJ그룹 산하 CJ대한통운·CJENM·스튜디오드래곤 등과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이버가 CJ대한통운 지분 10~20%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사의 사업 동맹은 각자 잘하는 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네이버는 쇼핑·플랫폼·콘텐트(웹툰) 분야에서, CJ그룹은 콘텐트(드라마·영화)·유통·물류 분야에서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양사는 주식 교환을 계기로 다양한 사업 교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택배 시장 1위 CJ대한통운은 e커머스 사업에 올인한 네이버에 든든한 원군이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업체들의 물류를 CJ대한통운이 전담할 가능성이 크다. 쿠팡이나 여타 쇼핑 플랫폼처럼 자체적인 물류센터, 배송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네이버쇼핑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은 그동안 CJ대한통운·한진택배 등을 개별적으로 활용해 배송을 해결해왔다.

실제로 두 회사는 올해 초부터 물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네이버는 4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풀필먼트(일괄적인 물류 대행) 서비스를 출범한 바 있다. 이용자가 네이버에 개설된 'LG생활건강 상점'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 물류센터가 24시간 내 소비자에게 물건을 배송한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완공한 축구장 16개 면적(11만5700㎡)의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를 네이버와의 협력에 이미 활용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향후 생필품과 패션, 가전 등 상이한 배송 니즈가 네이버쇼핑 안에서 잘 대응할 수 있게 다양한 브랜드, 물류업체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콘텐트 시장 정복'도 네이버와 CJ그룹이 노리는 공동의 사업 목표다. 두 회사의 IP(지적재산권)와 플랫폼 역량이 결합하면 글로벌 K콘텐트 연합군이 탄생한다.

CJ는 CJ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드라마·영화·음악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을 확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일본·미국 등에서 웹툰 서비스를, 동남아 시장에서 라인을 통해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자랑한다. 두 회사가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면, CJENM이 제작한 드라마가 네이버·라인을 통해 일본·동남아로 유통되는 그림도 가능하다. 반대로 네이버웹툰의 IP를 활용한 tvN 드라마도 가능해진다.

네이버는 이날 "사업 성장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방법·시기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면 발표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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