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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웡, BTS 사태에 "中 민족주의자들이 갈등 조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24)이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중국 내 비난 공세를 '중국 민족주의의 고조'가 빚어낸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중국 선전당국과 젊은 민족주의 성향 네티즌들이 주동이 돼 별일 아닌 것에 분노와 분열을 조장하고, 해외 기업들까지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中 민족주의 고조, 우려할만한 조짐" #"무엇이 신경 건드릴지 예측 어려워" #"중국 시장 의존 위험, 다각화해야"

웡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사태의 밑바탕에는 중국 민족주의의 고조와 중국과 다른 나라 간의 갈등에 대한 우려할만한 조짐이 있다”고 썼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이 자신의 트위터에 BTS에 대한 중국의 비난 공세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조슈아 웡 트위터 캡처]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이 자신의 트위터에 BTS에 대한 중국의 비난 공세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조슈아 웡 트위터 캡처]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어떤 이슈가 중국 민족주의자들의 신경을 건드릴지 예측하기 어려워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웡은 중국이 '징벌적 외교'에 들어갔다고도 진단했다. 중국이 정한 ‘정치적 레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적 제재를 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BTS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이 BTS 관련 상품 판매와 광고를 중단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생기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은 시장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AF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AFP=연합뉴스]

웡은 앞서 지난 12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중국 악성 댓글꾼들의 불합리한 공격 속에 BTS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선전 당국과 소분홍(小粉紅·민족주의 성향의 젊은 누리꾼) 세대들이 별일 아닌 일을 선전 캠페인으로 탈바꿈시키고 근거 없는 분노와 분열을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조슈아 웡이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을 비판하며 BTS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조슈아 웡 트위터 캡처]

조슈아 웡이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을 비판하며 BTS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조슈아 웡 트위터 캡처]

BTS는 지난 7일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중국에선 일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한국전쟁 당시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일었고, 관영언론들이 이를 보도하며 파장을 키웠다.

이에 대해 웡은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상인데, 두 나라만 언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 민족주의자들이 그것을 마치 모욕으로 치부했다”고 꼬집었다.

웡은 “전 세계의 우리 아미(army‧BTS 팬덤)들은 BTS와 함께 하고, 끊임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웡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2014년 '우산혁명' 당시 18세의 나이로 50만 명이 참여한 시위를 주도해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우산 혁명은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등을 막아내 붙여진 이름이다.

임선영 기자 youcan@joong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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