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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후 환자 8명 사망"…'53명 확진' 부산 요양병원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망 환자, 코로나19 연관성 조사중”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19구급차로 부산의료원 등에 이송되고 있다. 이 병원은 동일집단격리 조치가 내려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19구급차로 부산의료원 등에 이송되고 있다. 이 병원은 동일집단격리 조치가 내려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직원과 환자 5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9월 이후 8명의 환자가 숨지고, 이 가운데 7명은 호흡곤란과 폐렴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사망원인이 단순 폐렴인지, 코로나 19에 의한 폐렴 증세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해뜨락요양병원 직원·환자 53명 확진 #보건당국 “출퇴근 직원에 의한 감염 가능성” #

 조사 결과 이 요양병원의 환자 절반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어 마스크 착용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이 환자의 코로나19 증상을 제때 인지하지 못해 직원·환자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요양병원에서 대면 면회가 금지된 점으로 미뤄 간호조무사 등 출퇴근하는 직원으로부터 최초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해뜨락요양병원에서 13일 1명, 14일 52명 등 총 5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14일 밝혔다. 확진자는 직원 11명, 환자 42명이며, 80대 29명, 70대 10명, 60대 9명, 50대 4명, 40대 1명이다. 40~50대는 직원이며, 나머지는 환자다.

14일까지 직원과 환자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이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직원에게 정부 관계자들이 개인 보호장구를 전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4일까지 직원과 환자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이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직원에게 정부 관계자들이 개인 보호장구를 전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보건당국 “직원에 의한 감염 추정”  

 환자 중 1명은 지난 12일 숨진 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앞서 13일 요양병원 50대 여성 간호조무사(부산 485번)가 확진됐다. 종사자 99명이 근무하고 환자 165명이 입원해 있는 이 요양병원 264명과 퇴원자 14명 등 278명을 전수 검사한 결과 53명을 제외한 22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절반 정도는 치매를 앓고 있어 마스크 착용이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하루 이틀 감염 진행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환자들이 워낙 고령이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의료진이 인지해 신고하지 않으면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최초 확진자인 간호조무사는 지난 8일 근무하고 당일 오후부터 발열 등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으며, 연휴 휴무를 거쳐 지난 12일 검사해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 간호조무사가 “사망 환자를 지난 7일 전담 관리한 뒤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간호조무사 확진 판정 직후 사망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사망자의 장례식을 중지토록 한 뒤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14일까지 직원과 환자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송봉근 기자

14일까지 직원과 환자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송봉근 기자

13일 간호조무사 최초 감염…“211명 음성”

 또 이 요양병원에서는 지난 9월부터 고령 환자 8명이 숨졌다. 지난 12일 숨진 뒤 확진된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서만 9월 이후 유사증상으로 모두 4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4명을 포함해 사망 환자 8명 가운데 7명이 호흡곤란과 폐렴 증세가 있었다. 그러나 폐렴 증상이 단순 폐렴인지, 코로나 19에 의한 폐렴 증세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출퇴근이 가능한 직원 중에서 먼저 감염이 일어난 것이 아닌지 조사 중이다. 확진 직원 2명이 “13일 검사 당일 증상이 있었다”고 진술한 데다 요양병원에서 지난 3월부터 면회가 금지되고 신규 입원 때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는 등 사실상 외부인 출입이 금지돼 왔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식사 등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인 요양병원의 2·3층에서 발생했다. 2층에 근무하는 직원 14명 중 11명과 환자 42명 중 33명이, 3층에선 환자 8명(사망자 1명 포함)과 직원 1명이 각각 확진됐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잠복 기간이 진행 중인 데다 환자 간 접촉에 따른 교차 감염 가능성이 있어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 주기적으로 검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이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가 출입이 금지됐다. 송봉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이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가 출입이 금지됐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 168개 요양병원 등 전수검사 

 보건당국은 해뜨락요양병원을 동일집단 격리한 뒤 병원 모든 공간에서 방역소독을 하고, 환자 간 이격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확진 환자는 부산의료원 등에 분산입원 조치했다.

 부산시는 관내 168개의 요양병원과 115개 노인 요양시설, 201개의 주·야간 보호시설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이들 시설에서 모든 형태의 면회를 금지하는 한편 외부인 출입통제, 방역책임자 지정,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도 발령했다.

 부산시는 또 지난 1일부터 14일 자정까지 만덕동 일대에 내려졌던 집합제한 명령을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만덕동은 지난 9월부터 12일까지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국 동 단위로는 처음으로 집합제한 명령이 내려졌던 곳이다.

14일까지 53명이 확진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송봉근 기자

14일까지 53명이 확진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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