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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반전은 없었다…가을 대유행 시작, 美 신규확진 5만명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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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

한동안 줄던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우려했던 가을·겨울철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다.

美 신규확진, 다시 5만명대로 늘어 #중증환자도 늘며 곳곳 병상 부족 위기 #백신·치료제, 임상시험 중단 잇따라 #“내년 2월까지 최악의 시간 맞을 것”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2만4000여명까지 내려갔던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9일 5만7400여명까지 치솟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피터 호테즈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걱정했던 가을·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동안 진정세를 보였던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 [월드오미터화면 캡처]

한동안 진정세를 보였던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 [월드오미터화면 캡처]

특히 중서부의 위스콘신·몬태나·다코타주에선 이달 들어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평균 1000명을 웃돌고 있다. 호테즈 교수는 “내년 2월까지 상승세가 계속돼 최악의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도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9 양성률을 최소 3%, 최대 1%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목표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양성률은 상승세를 유지하더니 지난주 최소 13개 주에서 10% 이상을 기록했다.

밀리는 응급환자…병상 부족 사태 우려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병상 부족 등 의료시스템 붕괴다. CNN에 따르면 9월 중순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2만8600명을 기록한 뒤 꾸준히 증가해 지난 12일 3만5072명으로 보고됐다.

워싱턴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워싱턴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뉴욕주 등 10개 주는 지난 주말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스콘신주의 경우 병상 확보를 위해 야전 병원을 개방했다. 응급의학 전문의 리애나 웬은 “11월 이후 병원이 입원 환자를 모두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미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교통사고·뇌졸중·심장마비 등 응급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밝혔다.

중증환자도 늘고 있다 늘었다. 게리 허버트 유타주지사에 따르면 유타주의 코로나19 환자의 중환자실 입원율은 10월 전보다 두 배 증가해 병상의 15.8%가 코로나19 환자로 채워졌다.

주목할 점은 어린이 환자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소아과 학회와 소아 병원협회에 따르면 9월 24일부터 10월 8일까지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아동은 7만7000명으로 직전 시기보다 13% 증가했다. 파우치는 “9월 등교 수업을 재개하면서 아동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각 지역은 확산 상황에 따라 등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중단 잇따라

문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최종 임상시험에서 난항을 겪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최종 임상시험에서 난항을 겪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안전성을 문제로 후기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일라이릴리는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백명을 대상으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안전을 우려한 규제 당국 명령에 따라 추가 임상시험 참여자를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시험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날에는 존슨앤드존슨(J&J)이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환자 6만명을 대상으로 최종 임상시험 중인 J&J는 일부 참여자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중단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서는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도 접종자 중 한 명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나 시험을 일시 중단했었다. 그러나 부작용이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 임상시험을 재개한 상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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