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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미안하다,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 회사에서 얼마나 하고 있나요?

중앙일보

입력 2020.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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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동료들과 오가는 말들도 결국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회사에서 동료들과 오가는 말들도 결국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회사가 나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A가 저와의 1:1 세션에서 꺼낸 첫 마디였습니다. 1:1 세션 전 저에게 보낸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이메일만 봐도 그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고, 그가 일하는 회사는 코로나 이후 오히려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정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이었는데요. 그는 주어진 역할을 잘해냈고, 그럴수록 일이 더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이 회사에서 ‘땜빵’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해요.

그의 이야기를 한참 듣다, 저는 안타까워졌습니다. 아마도 회사는, 그의 상사는 A를 신뢰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급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해결이 쉽지만은 않은 일들을 주었을 것이고, 잘 해내는 그에게 점점 그런 일이 더 많이 가게 됐겠죠. 그런데, ‘아무 말 없이’ 이런 일이 반복되면 오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A의 상사가 한번이라도 “이런 이유로 당신에게 이번 일을 맡기게 됐다. 지난 번 일을 잘 해내 준 덕분에 이런 결과가 있었다, 늘 잘 해내주어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했다면, “매번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힘든 일을 자꾸 맡기게 되어 미안하다”고 했다면, A가 느끼는 상실감이 이렇게 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얼마 전 이직한 B 역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직 전 회사에서는 회의 때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면 “오 좋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낼 수가 있어, 정말 대단하다!” “이 프로젝트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해내다니, 박수를 보내” 라는 이야기가 늘 자연스럽게 오갔는데, 지금 회사에서는 전혀 그런 말을 들을 수 없다면서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칭찬과 인정보다는 ‘지적’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B의 일하는 재미와 잘해보려는 동기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C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초기 멤버가 3명일 때 합류했던 그의 회사는, 4년만에 시리즈 D를 바라보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합류 시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 다니고 있던 그는 AI 기술을 활용하는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대표의 의지에 반해 합류를 결정했죠. 회사가 커져가는 동안, 그가 맡은 직무에서 필요한 일이라면 1부터 100까지 가리지 않고 하며 체계를 잡아가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점점 커지며 중요한 일들이 달라지다 보니 그의 일은 점점 우선 순위에서 밀리며 “그 정도 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회사의 성장에 그 일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이 늘 함께 갈 수 없고 회사의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사람도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 현실이니, 냉혹하게 들려도 ‘변화에 대한 주문’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꼭 이렇게 말해야 했을까요. “수고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다른 방식이 우리에게 필요할 것 같으니 그 부분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리더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달라” 했다면 어땠을까요. 전하려는 본질은 같지만, 표현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요.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지, 다정한 말을 주고 받는 친구를 사귀거나 멘토를 만드는 공간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회사 다닐 때, ‘회사에는 벽에도 귀가 있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말이든 부정적인 말이든 다 아끼는 축에 속했고,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동료에게, 후배에게, 선배에게 하고 싶은 말을 혼자 속으로 삼키지 말고 바로 지금 하세요. 단, 부정적인 이야기라면 ‘이 말을 꼭 지금 해야 하나’ 한 번쯤 생각해보세요. 내 속이 후련해지려고 하는 말인지, 듣는 사람의 성장을 돕고자 하는 말인지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미안하다, 고맙다, 멋지다, 수고했다”는 말, 여유가 없어질수록 건너 뛰게 되죠. 하지만 바쁘고 지칠 때일수록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요.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회사에서 동료들과 오가는 말들도 결국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지만 그 일은 결국 사람이 하고, 함께 일하며 서로에게 하는 ‘사소한 말과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것이니까요. 

이왕이면, 사소한 기쁨이 쌓이는 긍정적인 말들을 더 많이 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칩니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스토리북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와〈일대일 커리어 컨설팅〉 프로그램은 폴인의 웹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폴인]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스토리북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와〈일대일 커리어 컨설팅〉 프로그램은 폴인의 웹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폴인]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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