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대주주'에 분노한 개미들, '홍남기 해임' 10만명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현장풀)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행 10억원인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을 정부가 3억원으로 확대하려 하자 '동학개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해임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10만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개미들 투자 열의 꺾지 말라"

12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5일 등록된 '홍남기 기재부 장관 해임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10만 1636명이 동의했다. 진행 중인 국민청원 중 5번째로 많은 이들이 참여한 청원으로 올라섰다. 이 청원은 내달 4일 마감된다.

청원인은 "대주주 3억에 대한 폐지 또는 유예에 대하여 반대입장을 고수하는 기재부장관의 해임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동학개미들의 주식참여에 어려운 경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상황에 이전 정권에서 수립된 대주주 3억 건에 대해 국민의 여론과 대통령의 개미투자자들 주식참여 열의를 꺾지 말라는 당부에도 기재부장관은얼토당토않은대주주 3억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또 청원인은 "기관과 외인들과의 불평등한 과세를 기반으로 개미투자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대주주 3억이 시행된다면 개미들의 엄청난 매도에 기관과 외인들의 배만 채울 것이며, 또한 주식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이 되어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기재부장관을 해임하고 진정 국민 개미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유능한 새로운 장관을 임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1.77포인트(0.49%) 오른 2,403.7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8포인트(0.22%) 오른 873.50에 거래를 끝냈다. 연합뉴스

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1.77포인트(0.49%) 오른 2,403.7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8포인트(0.22%) 오른 873.50에 거래를 끝냈다. 연합뉴스

'가족합산' 물러선 정부 3억원 고수

정부는 내년부터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을 내년부터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년 4월부터 특정 종목을 3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주식을 팔 때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대주주 기준 10억원보다 양도세 범위에 포함되는 투자자들의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가족이 가진 주식도 합산된다는 점도 논란을 빚었다. 현행 법령상 대주주 요건을 따질 때 투자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 직계존비속(조부모, 손자 등)의 주식 보유 물량을 합산해야 한다. 이에 '현대판 연좌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홍 부총리는 지난 7일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가족 합산 방식을 대신해, 개인별 합산으로 바꾸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선 고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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