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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깨면 새차 망가진다" 죽어가는 딸 구조 막아세운 아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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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딜. 라스베이거스 경찰국 캡처

시드니 딜. 라스베이거스 경찰국 캡처

미국에서 1살짜리 딸이 차 안에 갇혀 죽어가는데도 차를 부실 수 없다며 창문을 깨고 아이를 구조하는 것에 반대한 아빠가 경찰에 체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경찰은 6일 아동학대 혐의로 시드니 딜(27)을 체포해 구금했다. 딜은 전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거리에서 1년 9개월 된 딸 사야 딜을 차 안에 놓고 내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라스베이거스의 기온은 섭씨 35도에 달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당일 오후 3시 30분쯤, 딜은 차 열쇠와 휴대전화를 차 안에 둔 채 차에서 내려 문을 잠갔다. 그는 지나가던 경찰 순찰차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은 견인차와 열쇠공을 부른 뒤 딜에게 우선 창문을 깨 딸부터 구조하자고 제안했다. 딜은 거절하고 형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몇 분 뒤 현장 경찰관이 차량 뒷 창문을 깨고 차 안으로 진입했지만 사야는 이미 숨진 뒤였다.

사건 당시 딜과 통화했던 딜의 형은 후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가 ‘실수로 딸을 차 안에 두고 문을 잠갔다. 그렇지만 차는 에어컨이 틀어진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딜은 형에게 ‘이제 막 차를 샀다. 부서지면 수리할 돈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아이가 1시간 이상 뜨거운 차 안에 갇혀 고열에 시달리다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이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통해 명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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