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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해류만으로도 북상 가능"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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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피격된 공무원의 자진 월북 여부가 논란인 가운데 구명조끼 착용자가 해류만으로 NLL(북방 한계선) 이북까지 표류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제시됐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뮬레이션 결과 [권성동 의원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뮬레이션 결과 [권성동 의원실]

8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 이모(47)씨의 실종 시점을 해양경찰이 추정하고 있는 지난달 21일 오전 2시 이후로 설정할 경우 해류만으로 북한 해변까지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이씨가 실종된 곳 부근에서 오전 4시 이후 해류에 휩쓸렸다면 인위적 노력 없이 북한 등산곶 해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결과가 있다”며 “표류 시작 시각을 2시쯤으로 설정하더라도 실종 공무원의 도달 가능 범위가 NLL 부근과 겹친다”고 밝혔다. 표류 예측 시스템을 토대로 이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한 해경 발표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앞서 해양경찰은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를 토대로 그가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인위적 노력 없이 NLL 이북까지 표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추론이다. 국립해양조사원 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씨가 실종됐을 당시 바다에 표류한다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떠내려갔어야 한다. 해경이 이씨의 키, 몸무게가 비슷한 물체를 소연평도 해상에 던져 실험한 결과도 표류 예측 시스템과 거의 유사하게 나왔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권 의원은 “오전 2시에 실종됐더라도 확률이 낮지만, 북한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씨가 월북했다고 섣불리 단정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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