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없이 난자만으로 배아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원숭이의 정자없이 난자만으로 배아를 만들고 이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채취, 이를 심장, 뇌 세포 등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의생명공학회사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사가 31일 발표했다.

ACT 사장 마이클 웨스트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화학물질을 이용, 원숭이의 난자를 배아로 전환시키는 이른바 단성생식(單性生殖)을 일으켜 이 배아에서 의학적으로 이용가능한 완전 발육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웨스트 박사는 이는 원숭이 실험이기는 하지만 단성생식 방법을 통해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얻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하고 이처럼 단성생식을 통해 배아를 만드는 경우 치료목적의 인간배아 복제를 둘러싼 윤리논쟁을 피해 갈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이 가임기 여성에게만 의학적 응용이 가능하고 남성에게는 혜택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 박사는 단성생식은 정상은 아니지만 자연적으로도 발생한다고 밝히고 이러한 단성생식은 난소에서 난자에 의한 세포 덩어리를 생성시키며 이는 기형종(畸形腫)이라고 불리는 양성종양으로 외과적으로 제거하게 된다고 말했다.

ACT 연구팀은 77개의 원숭이 난자들을 배아로 전환시키는 화학물질에 노출시켰다. 이 화학물질은 난자로 하여금 정자가 들어왔다고 믿게 만든다고 웨스트 박사는설명했다.

이 난자 중 28개가 배아로 발육하기 시작했으나 자궁착상 직전의 단계인 포배(胞胚)까지 이른 것은 4개 뿐이었다.

이 완숙한 4개의 배아에서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성공적으로 채취해 이를 Cyno-1이라고 명명했다. Cyno-1은 난자를 생산한 원숭이 암컷의 유전자만을 가지고 있었다.

정상적인 생식의 경우 배아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유전자를 반반씩 갖게된다.

연구팀은 이어 화학물질을 이용, 이 줄기세포들을 심근세포, 뇌세포 등 특정세포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웨스트 박사는 이 줄기세포들을 면역결핍 쥐들에 주입하자 기형종이 생성되었고그 기형종 속에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결핍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원을 포함, 갖가지 세포들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존스 홉킨스대학 의과대학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는 존 기어하트 박사는 단성생식에 의해 얻어진 줄기세포는 난자를 생산한 여성에게만 이용될 수있고 남성에게는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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