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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보건의료노조 "블랙핑크 뮤비 간호사복, 성적 대상 비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걸그룹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서 문제가 된 장면. 유튜브 캡처

걸그룹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서 문제가 된 장면. 유튜브 캡처

최근 공개된 걸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명백한 성적 대상화”라고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5일 논평에서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간호사는 보건의료 노동자이자 전문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에 여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적 대상화에 노출되고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 “헤어 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실제와 동떨어진 간호사 복장은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는데도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해 등장시켰다”고 거듭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들은 여전히 갑질과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며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런 상황은 더 악화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은 YG 엔터테인먼트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블랙핑크는 지난 3일 정규 1집 ‘더 앨범’(The album)의 타이틀 곡 ‘러브식 걸즈’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간호사 역으로 등장한 제니는 이미 90년대 초 사라진 간호사 모자를 쓰고 허벅지 대부분이 보이는 짧은 치마, 높은 하이힐을 신고 등장했다.

뮤직비디오 공개 후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991년,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간호모와 하이힐, 짧은 치마가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30년도 넘은 구세기의 유물을 대중매체가 보여주고, 상기시켜주고, 굳이 연결시켜 준다”는 등의 현직 간호사들의 글이 올라왔다.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서 제니가 간호사 복장을 하고 등장했다. 유튜브 캡처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서 제니가 간호사 복장을 하고 등장했다. 유튜브 캡처

한편 지난 2008년 가수 이효리 역시 3집 타이틀곡 ‘유고걸(U-Go-Girl)’의 뮤직비디오에 간호사 복장으로 등장했다가 비판받았다. 빨간 립스틱을 칠한 채 가슴이 파인 간호사 복장을 하고, 주사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이효리 측은 이 뮤직비디오에서 문제의 장면을 삭제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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