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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은 현대차…내수·해외 판매 증가에 4분기도 낙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기아자동차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전하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해외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내수 시장에서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하반기 들어 미국 시장이 살아나자, 소비자 취향을 저격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내놓으며 미국서 오히려 지난해 대비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분기에도 신차 출시를 이어가고, 내년 전기차 양산에 돌입하며 ‘수퍼 사이클’을 완성할 기세다.

현대차는 9월 국내에서 6만7080대, 해외에서 29만3682대 등 총 36만762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9월보다 국내 판매는 33.8% 증가, 해외 판매는 11.2%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계속 신차를 출시하며 왕성한 판매량을 유지해 왔다. 해외의 경우 지난해 9월에 비해선 판매량이 줄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4월에 저점을 찍은 뒤 5월 15만5646대, 6월 22만6127대, 7월 24만22대, 8월 26만4110대로 빠르게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

도요타·GM 고전…현대·기아차만 ‘성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 같은 회복세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을 보면 확연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분기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지난해 3분기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0.9% 늘었다. 도요타가 지난해 3분기 대비 11% 하락하고, GM도 9.9% 하락하는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고전하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SUV 위주의 신차 공세가 주효했다. 3분기 미국서 팔린 현대·기아차 모델 10대 중 6대가 SUV였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앨라배마 공장이 멈춰서자 국내에서 생산한 팰리세이드를 미국으로 돌리기도 했다.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북미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는 “현대·기아차는 같은 가격의 다른 브랜드보다 늘 훌륭한 디자인과 성능을 탑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3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 회복할 듯 

금융투자 업계에선 현대차가 빠른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3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 받쳐주는 데다 해외 공장 가동률이 살아나고, 그랜저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SUV 판매 호조와 우호적인 환율에도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 6000억원이 반영돼 37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조1644억원으로 1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8638억원으로 주저앉은 데 이어 2분기엔 5903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감산이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글로벌 경쟁 업체와 달리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지속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반기에 경쟁업체 대비 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격차를 벌릴 시점"이라고 말했다.

4세대 투싼. 사진 현대자동차

4세대 투싼. 사진 현대자동차

4분기에도 호실적 예상

현대차는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형 투싼은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16일 계약 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사전계약 첫날 1만대를 넘은 것은 현대차 SUV 사상 처음이다. 이달 출시를 앞둔 더 뉴 G70와 이르면 올 연말 출시 예정인 GV70도 회사가 기대하는 차기작이다.

한편 기아차는 9월 국내에서 5만1211대, 해외에서 20만8812대 등 총 26만2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국내는 21.9% 늘었고, 해외에서도 7.7% 증가했다.

기아차 4세대 카니발. 사진 기아차

기아차 4세대 카니발. 사진 기아차

내수 시장을 견인한 건 카니발이었다. 1만130대가 팔려 기아차 9월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쏘렌토 9151대, 셀토스 3882대 등 SUV 모델도 많이 팔렸고, K5는 7485대 팔려 세단 라인업을 이끌었다. 해외에선 스포티지(3만2736대)와 셀토스(2만7262대)가 호실적을 주도했다.

이밖에 르노삼성차는 9월 한 달 간 국내 5934대, 수출 1452대 등 총 7386대를 팔았다고 이날 밝혔다. 내수는 지난해 9월 대비 24.1%, 수출은 80.4% 감소해 전체 판매 실적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국내 유일의 액화석유가스(LPG) SUV인 LPe 모델을 앞세운 QM6가 3187대 팔렸다.

한국GM은 국내 6097대, 수출 3만4447대로 내수와 수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8208대, 수출 1626대를 포함해 총 983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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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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