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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언택트' 여행 계획한다면…경기 명소 4곳부터 둘러봐야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요즘은 언택트(비대면, Un+Contact) 여행이 대세다. 답답한 실내 대신 사방으로 탁 트인 공간을 거닐며 힐링할 수 있는 여행지가 뜨고 있다. 사람들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코로나19 시대 여행법이다. 숲과 길이 예쁜 경기 지역 언택트 관광지를 소개한다.

소풍정원. [경기관광공사]

소풍정원. [경기관광공사]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바람새마을’이란 이름은 ‘바다’, ‘람사르습지’, ‘철새’에서 한 글자씩 따와 지었다. 진위천 습지에 조성된 생태공원이란 의미를 담았다. ‘소풍(笑風)’ 정원은 ‘미소 바람이 분다’는 의미다. 공원을 걷는 내내 기분 좋게 살랑이는 바람이 따라오는 듯하다.

소풍정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연못과 테마 섬을 중심으로 캠핑장과 습지가 양쪽에 펼쳐진다. 소풍정원 중심은 연못 위에 조성된 4개의 테마 섬이다. 분위기가 서로 다른 섬은 수변 산책로로 연결돼 산책하는 기분으로 둘러보면 된다.

소풍정원. [경기관광공사]

소풍정원. [경기관광공사]

섬 가운데 우뚝 선 소풍정은 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다. 옆으로 ‘무지개 정원’, ‘빛의 정원’, ‘지지배베 정원’이 있다. 섬을 오가며 시원한 분수와 조형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꽃 정원에는 무성한 초록 잎을 자랑하는 수련이 가득하다. 정원 위쪽의 진위천 제방길은 숨은 포인트다. 해 질 녘 노을을 감상하거나 자전거를 대여해 라이딩을 즐기기 좋다. 아이들을 위한 모래놀이터와 편백 체험 공간도 있다.

여강길. [경기관광공사]

여강길. [경기관광공사]

◇여주 ‘여강길 4구간’  

남한강을 따라 조성된 여강길은 1구간 옛나루터길(15.3km, 5~6시간), 2구간 세물머리길(19.7km, 7~8시간), 3구간 바위늪구비길(14km, 4~5시간), 4구간 5일장터길(12.4km, 4~5시간), 5구간 황학산길(6.5km, 3~4시간)로 나뉘어 있다. 모든 구간이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낸다.

5일장터길은 여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여강의 매력을 고루 느껴볼 수 있다. 천년고찰 신륵사를 출발해 경강선 세종대왕릉역에서 끝난다. 장터는 일부다. 여주 시내와 여강을 내려다보는 영월루, 우암 송시열을 기리는 사당 대로사, 숲속 세종산림욕장 등 길의 표정 변화가 다채롭다.

여강길. [경기관광공사]

여강길. [경기관광공사]

세종대왕릉은 2년 6개월간 정비를 거쳐 지난 5월 다시 문을 열었다.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을 잇는 ‘왕의 숲길’ 700m는 여강길의 보물 같다. 여강길 4구간은 완주가 아니어도 괜찮다. 영월루에서 낙조를 맞는 일정도 좋고, 시내를 지나니 원하는 만큼 걷다가 멈추어도 좋다.

갯골생태공원. [경기관광공사]

갯골생태공원. [경기관광공사]

◇시흥 ‘갯골생태공원’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조선총독부는 인천 논현동, 시흥 포동, 월곶동, 장곡동에 염전을 건설했다. 이들 염전은 해방 후에도 소금을 생산했으나, 소금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996년에 폐쇄됐다. 염전이 문을 닫은 지금 시흥 염전과 그 일대는 생태체험과 철새관찰, 소금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시흥 갯골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2012년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염생 식물과 붉은발농게 등 갯벌 생물이 잘 보존돼 있다. 시흥 갯골은 서해의 바닷물이 뭍으로 들고 나면서 생긴 움푹 파인 물길이다. 갯골생태공원은 갯골을 감싸고 조성됐다. 염전 체험장, 소금 창고, 갯골생태 학습장, 탐조대, 사구 식물원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공원을 둘러보는 탐방코스는 시간별로 30분~3시간까지 다양하지만, 코스에 구애받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즐겨도 좋다.

갯골생태공원. [경기관광공사]

갯골생태공원. [경기관광공사]

사구 식물원에는 갈대와 갯방풍, 우산잔디와 같은 바닷가에 자라는 식물이 가득하다. 가을이면 칠면초가 선홍색으로 물드는데, 동화 속 세상을 옮겨놓은 듯 환상적이다. 이웃한 천이생태 학습원과 모래 놀이터를 지나 반대편으로 건너가면 염전·해수·갯골 체험장이 나온다. 옛 염전 일부를 복원한 염전 체험장은 인기 코스다.

생태교육장에서 천일염에 대한 교육을 들은 후 직접 소금을 만들어본다. 작은 대패로 바닥을 밀면 새하얀 소금이 모인다. 주변으로 옛 소금 창고 두 동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내부엔 염전이 번창하던 시절의 유물과 자료를 전시해 두었다. 높이 22m의 흔들 전망대는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구조다. 아찔한 느낌이 들지만, 전망대 꼭대기에 다다르면 탁 트인 전망을 마주할 수 있다.

행주산성역사공원. [경기관광공사]

행주산성역사공원. [경기관광공사]

◇고양 ‘행주산성역사공원’

한강 하구에 위치한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대파한 3대 대첩(행주대첩, 진주대첩, 한산도대첩)의 승전지 중 하나다. 행주산성은 전쟁에서 승전고를 울린 역사여행지이면서, 동시에 주목받는 언택트 관광지이다. 행주산성역사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메타세쿼이아 길이 반긴다. 높게 자란 초록 나무가 싱그럽다. 그 길 끝은 행주산성역사공원이다.

한강 변의 공원은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머물러 쉬기에 알맞다. 텐트나 그늘막은 설치할 수 없지만, 돗자리나 캠핑 의자 정도면 족하다. 고수부지로 내려서기 전에는 과거 군 초소로 쓰이던 행호정을 거친다. 일대는 2012년 공원이 생기기 전까지 초소와 철책선이 있어 일반인 접근을 통제했다.

행주산성역사공원. [경기관광공사]

행주산성역사공원. [경기관광공사]

공원 안내도에는 사진 찍기 좋은 곳 8경이 나온다. 행주산성 누리길과 이어지는 팔각정(초소) 전망대(1경), 강변의 갈대밭(5경),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도’ 속 모습을 재현한 고기잡이배(6경), 물가로 내려설 수 있는 빨랫돌머리(8경) 등이다. 234개 기초지자체를 상징하는 243개의 통일염원바람개비, 1953과 2015가 적힌 철책과 철문은 포토존 역할을 한다. 한강 상류 방화대교는 비행기 이착륙 이미지를 딴 붉은색 아치가 아름답다. 행주산성을 돌아봐도 좋다. 덕양산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북한산과 한강 풍경이 일품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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