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한숨 여전…체감경기 3분기 연속 50점대 머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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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가 국내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경기전망지수. 올해 2분기 이후부터 50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한상의

대한상의가 국내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경기전망지수. 올해 2분기 이후부터 50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한상의

제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경기전망지수가 3분기 연속 50점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58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그나마 이는 직전 분기(55)보다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해 조사에선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된 2분기 이후 50점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국내에선 8월 말부터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됐고 세계적으로도 2차 팬데믹 우려와 함께 유럽지역의 재봉쇄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며 “2분기 제조업체들의 매출 감소 폭(-12.7%)이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성장성이 제약받는 상황에서 차입금에 의존해 버티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모든 업종에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상반기 글로벌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60% 가까이 줄어든 조선·부품(34)과 수익성이 나빠진 철강(48)의 체감경기가 특히 부진했다. 그나마 제약(80), 의료정밀(70)은 K-방역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이 늘면서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았다.

기업이 바라본 올해 실적과 경제성장률 전망은 암울했다. 연초 계획 대비 올해의 영업이익 전망을 묻는 말에 목표치 미달(74%)을 예상한 기업이 목표치 달성 혹은 근접(24%)을 예상한 기업보다 많았다. 초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2%에 그쳤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상경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기업(42.6%)이 ‘연초부터 이미 비상경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예년처럼 정상경영을 유지하고 있다’(34.9%)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자금압박 때문에 생존의 한계상황에 몰리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정상기업이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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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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