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분기 성장률 1%대 반등 전망…경기는 여전히 '냉골'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휘청인 한국 경제가 올해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에는 반등할 거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양호한 주요 경제 지표가 희망의 근거다. 해외 기관도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1%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상반기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은 여전히 차갑게 식어있고, 호전된 지표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착시라는 시각이다. 그간 경기 부진의 골이 워낙 깊어서 최근 지표가 크게 호전된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서울 남대문시장 모습. 6월 생산과 소비가 살아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남대문시장 모습. 6월 생산과 소비가 살아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기관, "한국 3분기 1.3% 성장"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4개 해외 경제연구기관·투자은행(IB)의 한국의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전기 대비 평균 1.3%다. 메릴린치증권이 2.6%로 가장 높게 봤다. 무디스는 2.2%, 바클레이즈는 1.7%를 예상했다. 14개 기관 중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만 3분기 역성장(-2.5%)을 점쳤다.

한국의 올해 분기 성장률은 1분기에 전기 대비 –1.3%, 2분기는 –3.3%다. 2분기 성장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다. 대다수 기관이 한국 경제가 올 2분기에 바닥을 찍었다고 본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근 경제 지표가 3분기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지난 6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4.2% 늘었다. 1~5월 내리 감소했다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플러스(+)를 찍었다. 소매판매(2.4%), 설비투자(5.4%)도 늘며 생산‧소비‧투자 모두 ‘트리플 증가’를 나타냈다. 역시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생산‧소비‧투자 등 지표가 크게 개선했다”며 “이는 3분기 경기 반등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수출은 낙폭을 줄였다. 지난달 수출은 전달 대비 7% 감소했다. 5개월 연속 내림세지만 두 자릿수 감소율에선 4개월 만에 벗어났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꾸준히 선전한 가운데, 한때 50% 이상 감소했던 자동차도 7월에는 한 자릿수대로 감소세가 완화했다”며 “한국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EU(유럽연합)로의 수출이 7월 들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생산, 투자 여전히 부진…회복 시기상조”

하지만 희망을 얘기하기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여전히 ‘냉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등의 효과로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향후에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라며 “6월 생산·투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고, 제조업 생산은 감소하는 등 여전히 부진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6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7.4%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0.4% 줄었다. 성 교수는 “3분기 성장률은 지표상으로는 양호한 수치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지만, 2분기 크게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추세적인 회복세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무엇보다 한국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주요국의 경제 정상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져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 등이 재확산 우려 속에서도 경제적 이유에 따라 일부 경제 활동을 재개한 게 한국 수출 낙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다시 주요국이 경제 활동을 멈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수출을 비롯한 경제의 본격적인 반등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