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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날아온 염분이 원인"…태풍 때 원전 정지 이유 밝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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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이날 태풍으로 신고리 1호기와 2호기 등 원전 4기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송봉근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이날 태풍으로 신고리 1호기와 2호기 등 원전 4기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송봉근 기자

태풍 마이삭·하이선 때 원자력발전소가 정지한 원인이 원전 설비나 송전선로 등에 염분이 쌓이면서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섬락'(flashover) 현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태풍의 영향으로 소외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했던 원전 8기에 대한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당시 문제가 발생했던 원전은 고리원전 1~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월성 2~3호기다.

원안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원자력발전소와 외부 변전소 사이의 송전선로와 관련 설비에서 발생했다. 고리 1·2·3·4호기와 월성 2·3호기의 경우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계측하는 계기용 변성기에 강풍으로 날아온 염분이 흡착돼 섬락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발전소 생산 전력을 송전선로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스위치 야드의 차단기가 개방돼 문제가 생겼다.

신고리 1·2호기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765kV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강풍으로 인해 철탑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한 게 원인이었다.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돼 원전이 정지되고 비상 디젤발전기가 가동된 것으로 밝혀졌다.

원안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2호기의 주변압기, 대기변압기, 계기용변성기 등의 구간을 밀폐 설비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외부 노출부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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