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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이 끝냈다…두산, LG 잡고 5위 탈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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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두산 박세혁(오른쪽)이 20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LG전에서 9회 말 2사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허경민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박세혁(오른쪽)이 20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LG전에서 9회 말 2사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허경민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혁(30)이 9회 말 천금같은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6위로 처졌던 두산 베어스는 하루 만에 다시 5위로 올라섰다.

9회 말 6-5 역전 드라마 #김태형 감독 퇴장 이후 분발 #KT 데스파이네 14승, 단독 3위

두산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6-5로 역전승을 거두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7회까지 2-5로 뒤졌던 두산은 8회 말 무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대타로 나온 오재원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김인태와 김재환의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9회 말, 두산의 뒷심이 빛을 발했다. 2사에서 정수빈이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볼넷을 얻었다. 발 빠른 정수빈이 2루를 훔치자 고우석이 흔들렸다. 박세혁은 끈질긴 8구 승부 끝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두산은 전날 LG에 6-9로 지면서 5위 KIA 타이거즈에 반 경기 차 뒤진 6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KIA가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3-11로 패배하면서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되찾았다.

두산에겐 5위도 낯선 순위다. 지난 2015년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했다. 그런 두산이 올 시즌 후반기에 5위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김 감독은 이날 LG전을 앞두고 “이 순위로 끝낼 수는 없다.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 경기 결승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만큼 압박감이 심했던 모양이다. 김 감독은 4회 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3루 측 타구와 관련해 비디오 판독이 아웃으로 나오자,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결국 퇴장당했다. 박세혁은 “감독님이 퇴장당한 뒤 선수단이 하나가 되는 분위기였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팀이 위기라고 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두산은 강하다”고 강조했다.

KT 위즈는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쿠바)의 호투에 힘입어 9위 SK 와이번스를 10-2로 대파하고 5연승을 달렸다. 데스파이네는 6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 3개를 잡아내며 1실점(비자책)으로 마운드를 지켜 시즌 14승(7패)째를 올렸다. 14승은 KT의 역대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윌리엄 쿠에바스(30·베네수엘라)가 지난해 기록한 13승(10패)이 최고였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데스파이네는 KT를 3위에 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 시즌 중반 힘이 빠졌던 KT 선발 마운드에 단비가 됐다. 데스파이네는 이날까지 167이닝을 던져 이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애런 브룩스(KIA·151과 3분의 1이닝)와 15이닝 이상 차이가 난다. KT 팬들은 오드리사머의 ‘오’와 데스파이네를 한국식으로 바꾼 ‘대식’이란 이름을 붙여 ‘오대식’이라고 부른다. ‘이닝 대식가’란 뜻도 있다.

KT는 이날 승리로 단독 3위에 올랐다. 2위 키움 히어로즈가 8위 삼성 라이온즈에 6-14로 지면서 키움을 1경기 차로 뒤쫓게 됐다. ‘만년 하위권’으로 여겨졌던 KT는 2013년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선두 경쟁도 가능한 위치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순위표 위로 올라올수록 마음이 훨씬 편해진다”며 기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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